사료 트럭 전염 의심…양돈농가 "악재 되풀이될까 안절부절"
'돼지 살처분 준비 중' |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이곳은 긴급방역 중입니다. 접근하면 안 됩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김포 모 양돈농가는 29일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군부대를 방불케 했다.
폐쇄된 출입구에는 긴급방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으며 방역 당국 관계자가 이곳에 접근하는 차량과 주민을 엄격히 통제했다.
인근 도로는 수시로 방역 차량이 소독약을 살포하면서 축축하게 젖어 마를 새가 없었다.
농가 담 너머에서는 굴착기 2대가 쉴 틈 없이 땅을 파며 돼지 살처분을 준비하고 있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현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급파해 조사를 진행하고 같은 날 최종 확진 판정을 내렸다. 김포에서 ASF가 발생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중수본은 역학 조사를 하며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사료 수송 차량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가 관계자는 "최근 농가에 다녀간 차량은 사료 트럭이 유일하며 따로 드나든 사람은 없었다"며 "사료 트럭이 ASF를 옮긴 것으로 의심되는데 정확한 경위는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포 돼지열병 발생…'지금은 방역 작업 중' |
김포의 다른 양돈농가들은 ASF가 확산하지는 않을까 초긴장하는 분위기다.
다행히 ASF 확진 농가 3㎞ 주변에는 다른 농가가 없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파주 1곳 외에는 없어 현재까지 확산 정황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감염 경로가 드러나지 않았고 여전히 확산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어서 농가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김포에서는 3년 전에도 ASF 확산으로 양돈농가 23곳의 돼지 4만5천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후 양돈농가 수가 크게 줄어 현재는 ASF 확진 농가를 포함해 총 9곳의 농가가 2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출입 통제합니다' |
이어 "각 농가는 3년 전 악재가 되풀이될까 봐 서로 연락도 끊은 채 외부인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며 "안절부절못하며 감염 경로가 확인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포시 관계자는 "ASF가 확산하지 않도록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해 소독 작업과 예찰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ASF 발생지역 주민들은 양돈농가 주변 통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ASF는 지난달 18일 강원도 양구에서 발생한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김포 하성면(3천여마리)에 이어 파주 문산읍(700여마리) 양돈농가에서도 ASF가 발생했다. 평택 양돈농가(3천400여마리)는 첫 검사 때 ASF 양성 판정을 받았다가 재검사 결과 음성으로 최종 판정됐다.
정부는 강원도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ASF가 추가로 확인되자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ASF는 백신과 치료 약이 없으며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이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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