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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1달러=7위안’…중 “돈 걸면 잃는다, 하락세에 베팅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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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가파른 하락…중 당국 막으려는 이유

한겨레

28일 중국 베이징에 디지털 위안화를 홍보하는 부스가 설치돼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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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의 미 달러 대비 가치가 14년 만에 최저치인 7.2위안을 넘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29일엔 하락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하락 추세를 거스르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은 29일 오전 누리집을 통해 1달러 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7% 내린 7.1102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정부의 고시환율은 26일 26개월 만에 ‘1달러 당 7위안’을 넘었고, 28일엔 7.1107위안까지 치솟았다. 위안화가 실제 거래되는 역내·역외 시장의 환율은 하락세가 더욱 가파르다. 28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7.2647위안까지 상승했다. 역내·역외 환율을 나눠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위안화 환율은 인민은행이 하루 한차례 기준환율을 고시하면, 중국 역내시장의 환율 변동은 고시환율의 위아래 2% 범위에서 제한된다. 홍콩 역외시장 환율은 변동 폭의 제한이 없다.

이날은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위안화의 가치가 1달러 당 7.3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연말 위안화 예상 환율을 7.3위안으로 제시했고, 옵션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이 60%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초 1달러 당 위안화 환율은 6.3위안대였다.

중국 당국은 구두 경고와 정책 수단 등을 활용해 개입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28일 누리집을 통해 내부 회의결과를 소개하며 “위안화 환율의 상승 또는 하락 일변도에 베팅하지 말라. 장기간 돈을 걸면 반드시 잃는다”고 밝혔다. 위안화 가치 하락을 틈타 이득을 얻으려는 세력에게 경고한 것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26일 외환 선물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2017년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했던 ‘경기대응요소’를 곧 되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대응 요소는 환율 결정 때 인민은행의 주관적 평가를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28일 낸 ‘최근 위안화 약세와 중국 외환당국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수출 확대에 유리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견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고, 경기 진작을 위해 수출을 늘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그 이유에 대해 “환율 약세로 인한 이득보다 급격한 위안화 약세가 가져오는 시장 충격과 통화가치 훼손으로 인한 장래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등 수출 상대국들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어서 위안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강화돼도, 실제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에 반해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 자본의 유출 압력이 커진다. 올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가 잇따라 상향 조정 되며, 중국에선 이미 국외 자본의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가치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면, 자본이 더 가파르게 빠져나가게 된다. 이는 위안화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자국 화폐를 국제화하려는 중국 정부에게 더 큰 타격이 된다.

다만, 한국은행은 중국이 달러 보유액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2015년 1조 달러를 환율 방어에 쏟아붓고도 성공하지 못했다. 보유외환 ‘3조 달러’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해, 현재 3조549억 달러 규모의 달러 보유액을 쉽게 무너뜨리지는 않을 것이라 본 것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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