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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비만·기아로 미국 병들어...10년 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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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이후 50년 만에 첫 백악관 비만·기아 회의
생산성 저하·의료비 증가 등 사회 문제화
어린이 무상급식 늘리고 질 좋은 음식 제공 목표
한국일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로즈가든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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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기아·영양·보건'에 관한 백악관 회의를 열고 10년 안에 미국 내 비만·기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관련 주제로 백악관 회의가 열린 것은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기아 문제로 회의를 소집한 이후 처음이다. 비만과 기아로 미국 내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고,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는 등 사회 문제화하자 백악관이 앞장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소집한 이날 백악관 회의에선 기아·영양·보건에 관한 44페이지 분량의 정책 요약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인들이 건강에 좋은 식품을 지금보다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식품 및 영양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도 늘려 나가겠다는 게 골자다. 이렇게 해서 2030년까지 미국의 높은 비만율을 낮추고, 기아 문제를 종식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구체적 행동 계획으로는 △향후 10년간 900만 명의 어린이에 대한 추가 교내 무상급식 확대 △식료품점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4,000만 명에게 다양한 교통수단 제공 △식료품 낭비를 초래하는 음식물 쓰레기 절감 △미국 식료품에서 설탕과 소금의 비중 축소 △주거지에 산책을 위한 공원 설립 확대 등이 논의됐다.

현재 비만과 기아는 미국 사회를 짓누르는 주요 사회 문제다. WP에 따르면, 15세 이상 미국인 75%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 수준이다. 과체중은 정상체중을 초과한 비만 직전의 단계이며, 비만은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을 정도로 체중이 많은 상태다. 비만 인구 비율이 높아서 미국인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4명은 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다. 심장질환과 뇌졸중이 미국인 주요 사망 원인인 이유도 비만 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선진국이지만 빈부 격차의 심화와 낮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 등으로 기아 역시 비만 못지않게 미국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2,450만 명이 식사를 거르는 등 기아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1,800만 명)에 비해 약 30% 증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50년 만에 기아·영양·보건에 관한 백악관 회의를 소집한 것도 이런 상황을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미국 내 식품 물가가 급등하고 값싼 패스트푸드 소비가 늘면서 비만과 기아 문제가 더욱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비만과 기아는 미국 내 노동 생산성과 학업 성취도, 정신건강, 의료비 증가, 군사 준비태세 등 국가에 광범위한 문제를 야기시킨다”며 “미국은 급박한 보건 위기를 겪고 있어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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