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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우영우' 이어 '수리남'도…IP 지키려면 불법 유통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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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공개 '수리남' 中서 불법 유통

전 회차 보는데 단돈 600원도 안 돼

민간 한계, 정부 차원 나서야

이데일리

‘수리남’ 불법 유통(사진=타오바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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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지난 9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돼 글로벌 3위(플릭스패트롤 기준)까지 오른 드라마 ‘수리남’이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오픈마켓 타오바오에서는 ‘수리남’ 전 회차가 3위안(약 593원)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구매자 리뷰에는 “나쁘지 않다” “빠르게 보내줌” “매우 정확” 등 화질과 전송 속도, 자막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사이트 내에서는 ‘수리남’ 관련 상당수의 불법 유통 게시물이 발견된다.

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가 IP 확보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의 2022 저작권 보호 이슈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조사하는 ‘저작권 보호 10대 이슈’에서 해외 K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는 2020년 8위, 2021년 7위, 2022년 4위로 선정될 정도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ISD(불법 스트리밍 장치), P2P 등을 통한 국내에서의 불법 유통 문제는 그나마 대응이 가능한 반면 해외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현지 OTT 외에 K콘텐츠에 대한 공식 유통 채널이 막힌 중국도 K콘텐츠 불법 유통이 많은 국가 중 하나다.

K콘텐츠는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한중 간의 갈등이 촉발, 중국 내 한류를 금지하는 중국 당국의 암묵적인 ‘한한령’이 시행되면서 중국에 유통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6년 만에 한국영화 ‘오 문희’가 소규모로 개봉하고, 올 상반기 중국 메인 TV와 OTT를 통해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 13편이 정식 유통되기는 했으나 한한령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시작한 중국 내 연예인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정풍(잘못된 풍조를 바로잡음)운동’이 국내 연예인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불똥이 튀면서 K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K콘텐츠의 불법 유통 콘텐츠가 양산됐다는 게 국내 업계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종영한 또 다른 최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도 마찬가지다. 제작사가 넷플릭스와 국내 채널 ENA에 방영권만 팔아 IP를 지켰으나, 중국에서 불법 유통 횡행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중국 국가판권국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한령 이전 국내 인기 드라마의 방영권은 중국에 회당 4억~5억원에 판매됐다. 이를 고려하면 16부작인 ‘우영우’가 불법 유통으로 본 손해는 80억원에 이른다. ‘우영우’ 제작사 에이스토리 측이 중국 측과 ‘우영우’의 판권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방영권 판매에 대한 협상을 하는 시점에 이미 불법 유통이 시작된 터라 제값에 협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내 콘텐츠 불법 유통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정부 차원의 대응법이 유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경렬 레디차이나 대표는 “중국 내 불법 유통 문제는 공식 유통, 합법 유통 채널만 허가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민간보다 정부 차원에서 문화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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