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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소득층 혜택 있다더니…지역 건보료, 30% 늘어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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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안에 따른 건보료 고지서가 26일부터 발송된다. 사진은 정부가 건보료 2단계 개편안의 입법예고를 발표한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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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실시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른 새 건보료가 26일부터 고지되는 가운데, 연 소득 140만원 이하 최하위층 지역가입자는 건보료가 최대 3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새로 도입된 ‘소득 정률제’(세대 소득의 일정 비율로 소득보험료를 산정하는 방식, 올해는 6.99%)에 따라 “종합소득이 연간 3860만원 이하인 세대는 소득에 대한 보험료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모의운영(지난 2월)’ 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소득 기준 97개 등급 가운데 0등급(연 소득 100만원 이하), 1등급(연 100만원~120만원), 2등급(연 120만원~140만원) 지역가입자의 소득보험료 납부액은 이번 개편으로 각각 평균 30.4%, 16.8%, 6.1%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의운영 자료는 기존 ‘등급별 점수제’가 ‘소득 정률제’로 바뀌는 제도 개편 영향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분석한 것으로, 세대별 소득이나 재산·자동차 가액 변동은 없는 것으로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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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하위층의 건보료가 인상된 것은 이번 개편에서 지역가입자의 최저보험료가 월 1만4650원(연 소득 100만원 이하)에서 직장가입자와 동일한 1만9500원(연 소득 336만원 이하)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기본 재산공제액을 현행 최대 13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차량가액 4000만원 미만 자동차에는 건보료롤 부과하지 않는 등 지역가입자 보험료 경감을 위해 노력했으나, 최하위층 보험료 인상은 끝내 막진 못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역가입자의 최저보험료 액수 자체가 2017년 국회 여야 합의에 따른 것으로, 정부 입장에선 국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최저보험료가 인상되는 세대에 대해선 2년간 인상액 전액을 감면하고 그다음 2년은 인상액의 절반만 부담하도록 하는 등 완충 장치를 뒀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에선 정부가 이미 밝힌 대로 소득 38등급(연 소득 3640만원~3860만원) 이하 세대는 연 소득 140만원 이하 세대를 제외하곤 모두 소득에 부과되는 건보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었다. 그 이상 고소득층은 건보료가 소폭 올랐으나, 84등급(연 소득 4억3300만원~4억5400만원·0.17% 감소)과 87등급(연 4억9900만원~5억2400만원·0.23% 감소), 89등급(연 5억2400만원~5억5200만원·0.54% 감소) 같이 일부 최상위층 지역가입자는 등급제가 정률제로 바뀌면서 소득건보료가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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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억대연봉에도 보험료 한푼 내지 않고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서도 건강보험 사업 전반에 대해 국회 심사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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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30% 이상 인상된 최하위층 지역가입자는 제도 개선으로 부담을 덜어야지, 한시적 감면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건보료 0원→15만원 내는 전환 대상, 대부분이 60·70대



한편 이번 개편에서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27만3000여 명 가운데 절대다수는 60·7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70대 이상이 13만1200여 명(48.1%)으로 가장 많았고, 60대도 10만7900여 명(39.5%)에 달했다. 이들이 납부해야 하는 월평균 보험료는 14만9000원이다. 정부는 이들의 보험료를 1년 차엔 20%(월평균 2만9800원)만 납부하고, 이후 매년 20%씩 증액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노인층 부담이 가중됐다”며 “그간 정부가 조기 퇴직자 등의 국민연금 임의가입을 독려해놓고, 국민연금을 수령한다는 이유로 월평균 15만원의 건보료를 내게 하는 것 역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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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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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양자의 지역가입자 전환 이슈는 27일 열리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조 후보자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에 재직하던 2018년 9월~2020년 3월 당시 약 3억원의 연봉을 받고도, 이 기간 배우자의 직장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보료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건강보험 개혁은 조 후보자가 누린 혜택과 기득권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신현영 의원)며 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조 후보자 측은 “EBRD 근무로 인한 소득은 비과세로,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고 건강보험 피부양자 요건 판정 시 고려 대상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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