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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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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홍수' 파키스탄 총리 "온난화 책임 없는 우리가 대가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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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연설…"우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재난, 파키스탄만의 일 아냐"
한국일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연설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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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유엔 총회 연설에서 파키스탄이 지구온난화의 책임이 없는데도 자국민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에는 올여름 평년 대비 2배가 넘는 비가 쏟아져 수천만 명의 수재민과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언론 돈에 따르면 샤리프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 연설자로 나서 홍수로 인한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이어진 폭우에 대해 "이처럼 파괴적인 지구온난화 사례를 본 적이 없다. 파키스탄인들의 삶은 영원히 바뀌었다"며 "40일 밤낮으로 홍수가 우리를 덮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후변화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폭격지)에서 파키스탄 국민 3,300만 명의 건강이 위험에 처했고, 어린이 400명을 포함해 1,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에 기후재난의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 재앙을 촉발하지 않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라면서 "세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파키스탄의 배출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라고 했다. 1959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가운데 파키스탄이 차지하는 양은 단 0.4%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일은 파키스탄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세계 정상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몬순 우기 강수량이 폭증하고 빙하가 녹아 지난 6월부터 심각한 홍수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콜레라와 말라리아 등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해 3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2차 재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수가 가라앉는 데는 약 2~6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예측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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