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바이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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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긴축으로 글로벌 증시에 한파가 불자 기업공개(IPO) 시장도 주춤한데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상장한 기업은 69곳, 공모금 총액은 14조7000억원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79개 기업, 15조4000억원)보다 약간 줄었습니다. ‘별 차이 없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1월 코스피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혼자 12조8000억원을 조달했다는 걸 고려하면 나머지 기업은 찬바람이 불었다고 할 수 있죠. 특히 올해 3000억원 이상 조달한 기업은 LG엔솔뿐 이었다고 하네요.
시장이 차다고 투자까지 쉴 순 없잖아요. IPO 냉각기는 좋은 기업을 낮아진 밸류에 살 기회(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 오늘 앤츠IPO에서는 IPO를 앞두고 투자자 관심은 높지만,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을 찾아 해당 기업에 궁금한 점을 직접 묻고, 함께 씹고, 뜯고, 살펴보려 합니다. 투자 고수는 위기일수록 “오히려 좋아”를 외치며 투자하는 거 아시죠? 오늘 알아볼 기업은 바이오 기업 선바이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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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뭐하는 회사죠?
A : 선바이오는 1997년 세워진 국내 유일 페길레이션 기술 개발 기업입니다. 페길레이션이란 ‘폴리에틸렌글라이콜 고분자(PEG) 유도체’를 의약품에 결합해 약의 효과를 높이는 기술인데요. 쉽게 말해 약에 이 기술을 쓰면 약품의 체내 잔존 시간이 훨씬 길어져 약효가 높아지거나 면역 반응을 억제해 반복해서 약을 먹기 쉽게 만들 수 있단 얘깁니다. 선바이오가 보유한 PEG 유도체 생산 기술은 200개 이상!
돈은 잘 버나요?
A : 선바이오의 사업구조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PEG 유도체 소재를 생산·판매하는 사업과 PEG 유도체 소재를 이용한 제품의 연구개발 및 관련 기술을 이전(L/O)하는 사업으로 구분합니다. PEG 유도체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70%, 기술료 관련 매출이 약 30% 정도라고 하네요. 바이오 기업이라 ‘꿈으로 큰’ 곳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데요. 2018년 매출 42억원, 영업이익 6300만원으로 흑자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엔 매출 100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A : 흑자 전환의 일등공신은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덕분인데요. 호중구 감소증은 골수 안에서 만들어지는 면역 세포인 호중구가 줄어드는 질병으로 선바이오는 기존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의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한 효능을 보이면서 가격이 최대 80% 싼 PEG 유도체 및 페길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잘 벌까요?
A : 호중구치료제 외에도 선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승인된 구강건조증 치료제 ‘MucoPEG’는 해외 기술 이전을 위해 미국 비교 임상을 진행 중 입니다. 임상시험은 10월 말 끝날 예정인데요. 관련 로열티 계약을 체결할 경우 1200만 달러(약 167억원)의 로열티 수익이 기대된다고 하네요. 선바이오 측은 “내년부터 바이오시밀러 페길레이션 제품 관련 미국 시장 진입을 예상한다”며 관련 매출이 내년엔 48억원에서 2025년 65억원 정도로 성장하고, 로열티 관련 매출도 다음 해 62억원에서 2025년 108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예상했습니다.
Q : 하필 지금 IPO 한 이유는?
A : 선바이오의 코스닥 입성 도전은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 2015년 상장을 추진했다가 대표이사 특수관계인이 보유주식 보호예수 체결을 거절하며 상장 작업이 중단됐고, 2016년에 코넥스에 입성했습니다. 같은 해 코스닥 이전 상장을 노렸으나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예심)에서 탈락했고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죠. 선바이오 측은 “상장예비심사청구서는 지난해 10월 제출했는데 심사가 길어졌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Q : 공모가는 적당한가요?
A : 선바이오는 이번 상장에서 61만6000주를 공모하는데요.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1만4000~1만6000원입니다. 21일 오전 10시 45분 기준 코넥스에서 1만5400원에 거래되고 있으니 판단에 참고할 수 있겠죠. 공모금액 86억원에서 최대 99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이후 시가총액 예상 규모는 1724억원에서 1971억원으로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입니다.
투자받은 돈은 어디에 쓰나요?
A : 선바이오 측은 최소 공모 금액 86억 기준, 신규 공장의 시설자금으로 약 60억, 기타 연구개발비 20억을 쓰고 나머진 기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Q :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A : IPO 시장에서 9월은 연중 최대 성수기인 11월까지 달려가는 중간 단계로 연평균보다 많은 수준의 신규 상장 관련 수요예측이 진행되는데요. 짧은 기간 수요예측이 동시에 몰리면 기관투자자의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흩어질 수 있단 얘기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 낮은 공모가가 나올 수 있다(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고 하네요.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 관련 최근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해 상장 후 단기간 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하긴 우려스럽다”며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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