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 주택 담장 무너지고 승강기 고장…간판·실외기 추락도 잇따라
19일 새벽~오전 내륙 가장 접근, 부산·울산·포항 원격수업…산림청 '산사태 주의보' 발령 등 정부 비상태세
제14호 태풍 난마돌(NANMADOL)이 북상 중인 1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해안에 거친 파도가 치고 있다.2022.9.1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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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뉴스1) 박대준 강정태 손연우 허진실 전준우 기자 = 제14호 태풍 '난마돌' 북상으로 18일 오후 9시 부산‧울산‧경북‧경남 지역에 태풍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저녁 제주 갯바위 낚시꾼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등 제주와 경상권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난마돌'은 현재 일본 가고시마 북북서쪽 약 20㎞ 부근 육상에서 시속 22㎞ 속도로 북상 중이다. 제주·강원영동·경상권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태풍의 강도는 '매우 강'으로 최대 풍속 49㎧, 이동속도 22㎞/h, 중심기압 935hPa(헥토파스칼)을 기록 중이다. 최대 순간 풍속은 부산 28.9㎧, 울산 25.2㎧, 제주 서귀포 24.5㎧ 등으로 위력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은 제주 남부인 서귀포 앞바다와 19일 오전 4시쯤 가장 가까워진 뒤 오전 8시쯤 우리나라 내륙에 본격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오전 8시 전남 여수 남부를 시작으로 △오전 9시 경남 통영·거제 △오전 10시 창원·부산·김해·밀양 △오전 11시 양산 △낮 12시 울산·경주 △오후 1시 포항이 난마돌과 가장 가깝겠다.
이 지역은 모두 태풍 강풍반경에 들 전망이라 최대 풍속 초속 25~35m(시속 90~126㎞)의 바람이 불겠고 일부 지역에는 최대 150㎜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난마돌' 북상으로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도 북부 앞바다에서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7시47분쯤 제주시 용담3동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한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갔다는 행인의 신고로 해경과 소방당국이 구조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끝에 당일 밤 숨졌다. 이 과정에서 해경 구조대원 3명이 파도에 휩쓸리면서 부상을 입었다.
부산 지역에서는 오후 11시까지 강풍으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총 3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40분쯤 동래구 온천동의 한 주택에서 강풍으로 인해 쓰러진 화분에 40대 1명이 맞아 다리를 다쳐 치료를 받았다.
금정구 서동에서는 주택 담장이 떨어져 나갔고 구서동에서는 공사장 가림막이 날아갔다. 수영구 광안동에서는 에어컨 실외기가 탈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제구, 금정구, 부산진구, 중구에서는 승강기가 운행 도중 멈춰 탑승자가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자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구에서는 곳곳에 도로표지판이 파손되고 좌동과 우동에서는 각각 속보설비 오작동이 발생해 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경남에서도 거제 둔덕면의 소형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오후 10시 기준 강풍으로 인한 피해신고가 11건 접수됐다.
도로 폐쇄도 잇따라 부산에서는 낙동강 생태공원 도로 6개소와 사상구 모라동의 지하차도, 해운대구 마린시티1로, 동래구의 온천천 연안·수연·세병교, 부산진구의 문전·개금·당감·범천 4개 지하차도가 전면 통제됐고, 금정구의 산책로 전 구간(남산역~온천장역)이 폐쇄됐다.
한라산 국립공원 등 4개 공원 91개소의 출입이 통제되고 9개 항로 12척의 발이 묶였다. 김포, 제주, 인천, 김해 등 항공기 12편이 결항했다.
난마돌이 내륙에 가장 근접하는 19일 오전 피해 발생이 우려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들은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재난대응단계를 '비상 2단계'로 상향시키고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침수와 강풍 피해가 우려되는 도로와 지하차도, 강변주차장 등 74곳을 통제하고 기상상황에 따라 46곳을 추가 통제할 방침이다.
태풍 영향으로 부산시는 19일 전체 어린집의 휴원을 결정했고, 부산시교육청은 모든 초·중·고교에서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울산 5개교와 포항 12개교도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고 제주, 울산, 경북 등은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경남 지역 130개교는 정상 등교 후 기상 상황에 따라 학교장 재랑으로 학사 운영을 조정하도록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19일 자정과 오전 8시 난마돌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 계획이다. 태풍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피해 확산 시 선제적으로 중대본을 현재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할 방침이다.
제14호 태풍 '난마돌' 이 북상 중인 18일 부산 동구 부산항 제5부두에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 2022.9.18/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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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관들도 위기대응단계를 격상하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소방청은 밤 10시를 기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2단계로 격상해 대비하고 있다. 특히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인 부산·울산·제주 등에 119상황실 신고접수대를 약 1.5배 확대 편성했다.
산림청도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부산과 울산, 경·남북 등 4개 지역에 대해 산사태 위기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다. 산림청측은 "산사태취약지역 주민과 방문객 등 위험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산에서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9일 오전 9~12시에 운행하는 일부 노선을 사전 조정했다. 조정 운행하는 노선은 일반선 경부·경전·대구·동해·영동선 등 5개로, 이 중 무궁화호와 누리로 22편의 운행이 중지되고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12편은 단축 운행된다. KTX 및 동해선 전동열차의 경우 태풍 경로 및 영향력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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