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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美 물가 충격, 코스피 바닥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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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문가 증시 전망

미국 물가 진정 물거품

미국보다 여파 적어도

변동성 확대 국면 계속

패닉셀링보다 보유 합리적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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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이선애 기자, 황윤주 기자, 이민지 기자, 이명환 기자]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에도 물가가 진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4분기 코스피 바닥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단기 조정 국면에 이어 변동성 확대 국면의 전개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각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패닉 셀링’보다는 ‘저점 매수’ 전략이 유용하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최근 물가 정점과 이에 따른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고 향후 증시 충격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그간 인플레이션 정점론(물가 정점)과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이끌었지만, 이것이 산산이 조각났다"라며 "오히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높아졌고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이 이어져 올해 4분기 코스피가 전저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조정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이달 2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이 잡힌다면 유로존 경제의 우려가 완화돼 일방적인 달러 강세도 약해질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그렇게 되면 파국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FOMC는 자이언트 스텝(75 BP 인상)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 선물 시장이 100bp 인상 가능성을 20% 정도 반영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Fed가 최근 MBS(주택저당증권) 매각 규모를 2배로 늘리는 등 양적 긴축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규모를 100bp까지 올려 경기에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FOMC가 끝난 후에도 반등보다는 약 2개월 정도의 변동성 확대 기간이 펼쳐질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핵심물가 상승 요인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는데 결국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서 이것이 현실화한 것"이라며 "지수 변동성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관측했다. 이 센터장은 다른 센터장들과 달리, 코스피가 전 저점을 하회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주거비, 신차가격 등 이번 핵심물가 상승요인들의 유의미한 하락이 관찰돼야 하기에, 2개월 정도 노이즈(변동성)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각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수장(주식운용본부장)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달러 강세의 영향력이 더욱 크게 국내 증시를 엄습할 것"이라며 "기대감이 컸던 미 증시의 경우 낙폭도 클 것이며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작았던 국내 증시의 경우 미 증시보다 낙폭이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쓰(Growth)본부장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금리 인하 등 기대감이 앞서갔던 것을 문제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패닉 셀링’보다는 ‘보수적 대응’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서범진 본부장은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기술주, 성장주의 비중을 낮게 유지하고 유동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주가가 연초대비 20% 이상 조정을 받은 상황이어서, 패닉 셀링보다는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것을 확인하고 저점매수와 비중 확대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점"이라고 관측했다.

송태우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현재 주식매도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 하락 시 저점매수 관점에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상진 주식운용본부장은 "기관들이 주식을 내다 판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내려갈 때 사고 오를 때 파는 박스권 전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 투자자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주에 대한 투심이 빠르게 꺼지면서 경기 민감주로 옮겨갔는데 지금은 오히려 축소해야 할 때"라며 "성장주에 대한 접근을 늘리거나 안전자산인 채권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가능하다면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하고 보유할 수밖에 없다면 내년 상반기 이후 턴어라운드까지 길게 보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하방 리스크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답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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