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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오늘 미국물가 발표…각국 금리인상 변곡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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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롬 파월 Fed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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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시대다. 제로금리 시대는 고물가에 종지부를 찍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컨센서스는 ‘고통스러운 긴축’이다. 베이비 스텝(0.25%포인트)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빅스텝(0.5%포인트)과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이 대세가 됐다.

긴축의 흐름을 주도하는 건 미 연방준비제도(Fed)다. Fed는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인상(연 0~0.25%→2.25%~2.5%)했다. 지난 6월과 7월에는 연달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렸다. Fed는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차례 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만이 아니다. 지난 7월 11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빅스텝을 밟은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8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연 0.5%→1.25%)했다. 영국 영란은행도 지난달 1995년 2월 이후 27년 만에 빅스텝(연 1.25→1.75%)을 밟았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 인상 등을 포함해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1.5%포인트(연 1%→2.5%) 올렸다. 한은은 지난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대부분이 빅스텝 기준금리 인상을 하고 있다”며 “주요국의 빅스텝은 2000년대 초반 이후 20여년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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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앙은행의 긴축은 치솟는 물가 탓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서 시작된 물가 상승이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폭발력이 커졌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5% 상승했다. 지난 6월(9.1%)보다는 상승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유럽의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8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CPI는 1년 전보다 9.1% 뛰었다.

만만찮은 물가의 기세에 중앙은행은 ‘계획된 침체’를 감수할 태세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미팅서 “고금리가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며 “물가 안정 복원의 실패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 경기와 물가 모두를 살피며, 금리 인상과 인하를 오갔던 ‘스톱앤고(stop and go)’의 실패 트라우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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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달러 강세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보유한 달러를 풀어 자국 통화 가치를 올리려는 ‘역환율 전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수입 물가가 치솟고 자본 유출이 이어지는 데다 신흥국의 경우 달러로 빌린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지는 만큼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한은은 지난 8일 “미국 이외 국가들에서 통화 가치 절하(환율 상승)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추가로 확대되고 있는 것도 빅스텝 인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긴축의 강도와 역환율 전쟁의 확전 양상을 가늠할 첫 번째 고비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8월 미국 CPI다. 시장은 7월보다 소폭 완화된 8.0%의 상승률을 예상한다. 두 달 연속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은 더 커질 수 있다.

곧바로 ‘Fed 피벗(pivot·태세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파월은 지난 8일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의 일을 단도직입적으로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게 나와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도 지난 7일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당분간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Fed가 긴축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는 한 한은도 통화정책 완화로 방향타를 돌리는 게 쉽지 않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한은이 Fed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종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Fed의 움직임에 따라 올해 2번 남은 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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