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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8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 서울 기준 김밥 평균 가격은 이제 3046원이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밥을 해 먹는 청년이 늘어났지만, 기록적인 물가 상승은 이들의 밥상 풍경마저 바꿔버렸다. 저렴하고 건강한 밥상은 없다. 조금이라도 싸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청년의 밥상에서 푸릇한 생기는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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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사는 박세형(23·가명)씨는 올해로 자취 3년 차에 접어든 대학생이다. 일주일에 세네 번 지인들과 만난다는 그는 약속이 있을 때마다 외식을 했다. 그러던 박씨는 언젠가부터 외출이 부담스러워졌다. 지인과 밥을 먹고 카페에 가면 하루치 생활비를 모두 써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0만원이었던 그의 식비는 올해 30만원으로 늘었다. 한 달 생활비 50만원에서 10만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위기감을 느낀 박씨는 외식을 줄이고 직접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외식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키면 바로 알아요. 가격이 오르지 않은 곳이 없어요. 예전 가격과 비교해보면 최소 1000원 이상 차이가 나요.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 식비도 줄일 수 있고, 한번 장을 보면 오래 먹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네요. 특히 채소 값이 너무 올라서, 슈퍼에 장을 보러 가면 장바구니에 담기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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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26·가명)씨는 4년째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김씨는 외식할 때도 최소 2인분 이상을 주문하는 대식가다. 심상치 않은 물가상승에 집에서 밥을 해 먹기 시작한 김씨. 하지만 문제는 계속됐다. 먹는 양이 있어서 그런지 채소와 고깃값이 만만치 않게 나갔다. 절약의 의미가 없어지자 그는 값싸고 쉽게 포만감이 드는 탄수화물을 식탁에 올렸다.
“최근에 친구 한 명과 삼겹살을 먹으러 갔어요. 둘이서 삼겹살 4인분, 소주, 된장찌개를 시키니까 10만원 가까이 나왔어요. 너무 놀랐죠. 그래서 만들어 먹고 식비를 줄이려 했는데 이것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더라고요. 오른 재료 가격을 생각하면 해 먹는 것의 이점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고기나 채소 대신 값싸게 많이 먹을 수 있는 국수, 라면 등을 주로 삽니다. 또 보관이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한 감자를 자주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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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염으로 고생하던 최지영씨(24·여·가명)에게 건강한 식단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최근 잦은 외식과 음주로 건강 적신호를 감지한 최씨. 그는 빵, 국수 등의 탄수화물을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먹겠다고 다짐했다. 겸사겸사 다이어트도 병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간 최씨는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 식비 예산은 한정되어 있고, 그 돈으로는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재료가 너무 적었다. 건강하게 먹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파프리카 두 개에 3900원, 닭가슴살은 두 덩이에 6000원이나 해서 놀랐어요. 다이어트를 하면 건강한 음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하거든요. 단백질과 섬유질 등 영양성분을 맞추려면 하루에 파프리카 세 개, 닭가슴살 네 덩이, 양상추 반 통 정도는 먹어야 해요. 그런데 그렇게 한 달을 먹으려면 식비만 30만원이 넘게 나와요. 결국 ‘예전처럼 대충 먹을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죠. 돈이 없는데 어떻게 건강을 챙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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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근 쿠키청년기자 sidekickroo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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