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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저조한 경제전망 속 지속되는 '3고'…커지는 'S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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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분기 실질GDP, 0.7% 성장했지만 실질국민총소득 감소하면서 체감 경기 더 하락
소비자물가 상승률 한풀 꺾였지만 여전한 밥상 물가…"하향 안전" vs "장기 지속" 엇갈려
美 자이언트스텝·킹달러에 치솟는 금리·환율…고환율→고물가→고금리 악순환 우려
"물가정책 필요하다"지만 대외요인에 해법 없는 韓경제…수년 걸릴 것이란 전망도
노컷뉴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제수용품인 굴비가 진열돼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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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제수용품인 굴비가 진열돼 있다. 류영주 기자
상반기 사회적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명절분위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됐던 올해 추석이지만, 여전히 경기는 좋지 않은 모습이다.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기대보다 더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한꺼번에 오는 이른바 '3고' 현상이 닥치면서 'S 공포'(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성장률 0.7%…소비 덕에 상승세 유지했지만 체감경기는 바닥


한국은행의 '202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대비 0.7% 성장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2.6%인 점을 감안하면 0.7% 성장은 준수한 성적표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 소비가 1.3%p로 분전했을 뿐, 수출 -1.0%p,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각각 0.0%p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민들이 사회적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비롯해 의류와 신발 등 준내구재 구매에 지갑을 연 덕에 성장세가 유지된 것이다.

노컷뉴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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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
국민들이 실제로 얻은 소득을 가리키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더욱 좋지 못한 수치로 나타났다.

2분기 GNI는 468조4천억원으로, 이는 1분기보다 1.3%나 감소한 수치이자 실질GDP 성장률을 크게 하회한 것이다.

경제가 성장했음에도 국민소득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체감되는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역조건의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19조원에서 -28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 컸다.

4월부터 시작된 무역적자는 지난달까지 이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8월 무역적자 94억7천만 달러는 무역 통계 작성 이후 66년 만에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물가, 10월엔 안정" 기대하고 있지만 엇갈리는 전망들


그 사이 3고 현상은 더욱 심해지며 경기악화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물가는 국제 유가와 국제 곡물가격이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상승 압박 수위가 다소 낮아지고 있다.

노컷뉴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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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주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전월인 7월의 6.3%보다 0.6%p 낮아지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발생한 폭우와 태풍 힌남노로 인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통계청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4%가 오르며 2009년 4월 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 또한 지난해보다 6.5% 오르며 31만7142원으로 높아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물가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경에는 물가가 하향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추 부총리의 발언 하루 만인 지난 8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5~6%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하면서 최근 고(高)인플레이션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고물가 장기화를 우려했다.

'킹달러', 美 '자이언트스텝'에 천장 뚫린 듯 오르는 금리·환율


노컷뉴스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한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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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한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류영주 기자
금리와 환율은 말 그대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물가를 잡기 위해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은 영향이 컸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을 두고만 볼 수 없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2.50%까지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이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 한은도 이에 맞춰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릴 전망이다.

이 경우 최근 연 6%대에 이르고 있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안에 연 7%대에 진입할 수 있다.

이른바 '킹달러'로 불리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은 원화가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5영업일 연속 오르며 지난 7일 1380원대에 진입했고, 8일에도 1380원대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1일 이후 13년 5개월만이다.

이같은 고환율은 고물가와 고금리를 유도해 경제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동반 상승하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게 된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원달러 환율 급등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0.4%p 높였다고 추산했다.

물가가 높아지면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게 되면서,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악순환 고리가 발생하게 된다.

여전히 대외 요인에 발목 잡힌 한국 경제…"2년 이상 지나야 풀릴 것" 전망도


곳곳에서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현재의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상황은 모두 대외 요인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물류와 물가, 증시, 금리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3월 발발 후 6개월이 지났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또한 고물가 대응을 위한 고금리 기조를 한동안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노컷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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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진환 기자
한국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추 부총리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전개에 따라 가스 가격이나 유가의 불확실 요인은 있다. 그런 돌발 요인으로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 한 9월, 10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오름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며 전쟁 상황이 악화되지 않아야만 물가가 잡힐 수 있다는 전망밖에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외 요인 지속으로 현재와 같은 불황과 3고가 공존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경기가 회복되기 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3프로TV의 김한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위기가 스태그플레이션(불황과 고물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지나 물가 하락과 경기 하락이 본격화되는 디플레이션으로 향할 수 있다며 2025년 이후에나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적극적인 물가 정책의 일환으로 금리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지만, 대외 요인에 큰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상황을 쉽게 진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 상승을 제어함으로써 추가적인 상황 악화에 대비하는 것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등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안정화 문제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물가를 제한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관계자도 "현재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은 결국 대외적 요인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국내 정책만으로는 정답을 알기 쉽지 않은 문제"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국제유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미국 금리와 환율은 오르고 있어 국내 요인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 대내외 상황을 종합해보면 복합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낸 저력 있는 국민이므로 힘을 모으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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