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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미디어, 모빌리티까지…KT의 '신성장 공식' 된 지분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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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신한금융·CJ ENM·현대차그룹…잇단 지분 투자·맞교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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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엠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가는 디지코 KT'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KT 제공) 2022.8.30/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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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디지털전환), 콘텐츠, 금융, 의료, 로봇 등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핏'이 맞으면 할 수 있다"

2020년 10월,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종 기업 간의 지분 맞교환 제휴 트렌드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각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와의 협력에 개방적 태도를 드러낸 장면이다.

구 대표의 이 같은 구상은 올해 들어서만 여러 건의 지분 투자를 고리로 한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구체적인 성과로 드러났다. 금융·미디어에 이어 모빌리티까지 해당 분야 톱 플레이어와의 협력으로, 신성장 분야에서 KT의 존재감도 과시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KT, 현대차그룹과 지분교환…모빌리티 동맹

지난 7일 KT는 이사회를 열어 현대차그룹과의 지분 교환 안건을 승인했다.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을 현대차 약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KT와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협력하면서 실행력과 연속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KT와 현대차그룹은 MECA(모빌리티 서비스, 전기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분야에서 차량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협력한다. △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의 공동 개발 △인공위성 기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의 통신 인프라 구축 △전국 KT의 유휴 공간·네트워크를 활용한 EV 충전 인프라 확대 △스트리밍 등 새로운 서비스 개발 △ICT(정보통신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 운영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양사는 또 중장기 관점에서 협업을 지속하기 위해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CJ ENM…각 분야 리딩기업과 협력

KT는 현대차 이전에도 각 분야 '톱 플레이어'들의 혈맹으로 디지코의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올 1월에는 신한금융그룹이 파트너였다. 각각 4375억원씩을 KT는 신한지주 지분율 2.1%를, 신한은행은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 5.48%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양측은 AI·메타버스·대체불가토큰(NFT)·빅데이터·로봇 등 23개 영역을 공동사업 대상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올해 5월에는 신한은행의 홈브랜치를 KT의 IPTV에 제공하고, 지난달에는 KT가 소상공인의 통신·보안·방역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면 신한은행이 대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 협력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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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콘텐츠 분야 강자인 CJ ENM과의 동맹도 확고히 했다. 올 3월 양측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CJ ENM은 KT의 미디어부문 중간지주사 격인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또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의 구매부터 채널 편성, 콘텐츠 공동제작, 유통까지 전방위 협력을 전개한다.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통합의 첫 번째 사례도 만들어냈다. CJ ENM의 티빙(tving)이 시즌(seezn)을 흡수 통합하고,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 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KT는 국내 1위 클라우드 관리 기업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 인공지능 기반 고객센터(AICC)와 멀티 클라우드 기반 고객센터 등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KT는 또 올 6월에는 콜드체인 전문 기업 팀프레시에 553억원 규모를 투자, 2대 주주(11.4%) 지위를 확보하며 물류 부문까지 보폭을 넓혔다.


든든한 '우군' 확보…KT 지배구조 안정에도 기여

통신 분야의 강점을 지닌 KT는 저마다 DX를 추진해야 할 전 산업 분야에 매력적인 파트너다. 플랫폼 기업을 꿈꾸는 KT로서도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에 발을 들이고, 한때 경쟁 상대였던 기업을 동맹으로 삼아 기회를 엿보는 양상이다.

각 분야 리딩 기업과의 지분 맞교환은 적어도 수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협력을 보장하는 것인 만큼, KT의 지배구조가 안정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두 차례의 빅딜만으로 이미 13% 이상의 KT 지분을 현대차그룹과 신한금융이 보유하게 됐는데, 이는 KT의 디지코 청사진에 힘을 보탤 주요 주주가 늘어난 셈이다. 내년 3월 구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또다시 외풍에 흔들릴 수 있는 KT에는 든든한 우군이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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