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덕형 UNIST 교수, 양효심 서울대 박사과정 연구원, 김성환 교수.[UNIS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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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6G 이동통신은 1초에 1조 비트(bit)를 전송할 정도로 빠른 속도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전송 통로가 넓은 ‘테라헤르츠파(THz) 대역폭’을 쓸 예정인데, 특별한 소자가 필요하다. 작지만 다양한 기능을 하도록 다변하는 능동성을 가져야 하는 것. 국내 연구진이 이런 능동소자에 쓸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나노광학연구실은 이산화바나듐(VO₂)을 슬릿 배열로 패턴을 만들어, 테라헤르츠(THz)의 넓은 영역에서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전기 전도도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표면(Metasurface)’을 개발했다. 메타표면은 자연에 없는 특성을 갖도록 제작한 이차원 물질인데, 이번에 개발한 메타표면은 6G 통신에서 소자로 활용하기 적절한 특성을 갖췄다.
이산화바나듐은 상온 근처(67℃)에서 온도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것으로 유명한 재료다.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이 되기도 하고, 전기가 안 통하는 절연체로 변하기도 하므로, 능동 메타표면 소자로 쓰기 좋다고 기대되는 것.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단이 이산화바나듐에 패턴을 만들어 소자로 쓰기 위한 패터닝 기술을 발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이산화바나듐 박막 패터닝 방법은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반응성이온식각’이나 재현성이 떨어지는 ‘드롭 캐스팅’에 의존해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반도체 공정에서 빛으로 재료에 패턴을 만드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포토리소그래피로 바나듐 금속 패턴을 만든 뒤, 가열하며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키는 열 산화로 이산화바나듐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쓰면 식각 손상에서 자유로운 대면적 이산화바나듐 패터닝이 가능하다.
메타표면 제작 과정 모식도.[UNIS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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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테라헤르츠파의 파장보다 작은 주기를 가지는 슬릿 배열 구조의 산화바나듐 메타표면을 제작, 전기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 영역투명전극을 구현했다. 실온에서 100℃까지 온도를 달리하며 광학적·전기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이산화바나듐 부분은 수 천배까지 전도도가 달라졌다. 반면 메타표면을 통한 테라헤르츠파의 광대역 투과율은 상전이가 일어나도 일정하게 높아서 투명했다.
이덕형 UNIST 물리학과 교수는 “이산화바나듐이 절연체 상태일 때는 사파이어 기판과 유사한 굴절률을 가지므로 투과율이 높다”며 “이 물질이 금속으로 상태가 변하면 이산화바나듐에서 감소한 투과율을 슬릿에 모인 빛이 보상해주므로 높은 투과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메타표면을 투과한 근적외선(NIR)도 상태 변화에 따라 선택적으로 변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중 스펙트럼에서의 응용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광학분야 국제학술지 ‘레이저 & 포토닉스 리뷰스’ 8월 7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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