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관건…유가 10달러 하락 시 무역수지 연 90억 달러 개선효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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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5억 달러 적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무역수지가 당분간 적자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 한국은행은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과 지속가능성 점검'을 통해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둔화 및 수입 증가에 따른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최근 무역적자 원인으로 크게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꼽았다. 우선 경기적 요인으로는 최근 무역적자 악화의 경우 대부분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 경기부진에 따른 수출물량 둔화도 일부 작용하는가 하면, 에너지 및 석유제품의 단가요인이 올해 무역수지 감소폭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올들어 8월까지 무역수지는 1년 전보다 454억달러 감소했는데 이 중 단가요인으로는 472억달러 감소하고 물량요인으로는 18억달러 개선됐다"면서 "특히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정도는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폭의 2배 이상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요인으로는 휴대폰, 디스플레이, 선박, 자동차 등 일부 주력품목의 수출둔화가 무역수지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휴대폰과 디스플레이가 해외생산 및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자동차 역시 해외시장 점유율 하락 등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면서 "여기에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력품목의 해외생산 확대 역시 무역수지의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생산구조 상 중간재 수입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 확대에 따른 순수출 증대효과가 축소되고 IT부문의 생산 및 투자 확대로 반도체 제조장비, 이차전지 관련 수입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석유류를 제외한 총수입이 자본재를 중심으로 장기추세를 크게 상회하는 점도 무역수지 적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최근의 무역적자에 대해서는 '원자재 수입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특히 올해 적자규모가 과거 원자재가격 상승기보다도 다소 이례적인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원자재가격이 안정될 경우 국내 무역수지 역시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은 측은 "유가가 연 평균 10달러 하락할 경우 무역수지는 직접적으로 연간 90억달러 내외의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상수지의 경우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무통관수출이 늘어난 데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등 영향으로 연간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이 높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상존한다는 것이 한은 측 평가다. 이에 주 과장은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선 주력산업의 해외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더라도 투자여건 개선 및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내 기반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주경제=배근미 기자 athena350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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