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식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더 올랐다…13년만 4% 돌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치솟는 물가로 추석 장보기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지난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추석을 앞두고 미리 장을 보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류를 뺀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대로 올라선 건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6% 선을 웃돌았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들어 5.7%로 꺾였지만, 경제 전반의 고물가 현상은 더 심해졌다는 의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6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 올랐다. 지난 3월 3% 선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오르더니 지난달 4% 선까지 뚫었다. 2009년 2월(4%)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금융위기 여진이 한창이던 때와 맞먹을 만큼 물가 압력이 커졌다는 뜻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보통 근원 물가지수라고 부른다. 기후ㆍ전쟁 같은 일시적 충격에 따라 가격 등락 폭이 큰 항목을 제외하고 산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식료품ㆍ에너지 관련 품목을 뺀 309개 품목만으로 수치를 내는데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7월 6.3%를 기록했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7%로 한풀 꺾였지만 근원 물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올해 들어 물가가 급하게 오른 이유는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 때문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들어 둔화한 것도 석유ㆍ곡물 등 원자잿값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영향이다. 근원 물가는 이런 갑작스러운 변수를 제외하고 계산한 수치이기 때문에 전체 소비자물가와 움직임이 달랐다.

다만 통계청이 OECD 기준을 따르지 않고 산출한 근원 물가지수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전체 457개 중 401개 품목으로 작성) 상승률은 지난달 4.4%(전년 동월 대비)로, 7월 4.5%에 비해 소폭 둔화했다. 이 지수는 OECD 기준 근원 물가지수(309개)보다는 포괄하는 범위가 넓다 보니 전체 소비자물가와 흐름이 더 비슷했다.

중앙일보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 참석해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OECD 기준이든 아니든 근원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로 여전히 상승세다. 지난달 OECD 기준 식료품ㆍ에너지 제외 지수는 한 달 전과 비교해 0.3%, 농산물ㆍ석유류 제외 지수는 0.2% 각각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이 기간 0.1% 하락한 것과는 정반대다. 석유ㆍ곡물 가격이 꺾였을지 몰라도 경제 전반의 물가 흐름은 여전히 상승세란 얘기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안정에도 천연가스 상승 등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소비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진정을 기대하기에 이른 면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역시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당면한 명절 성수기 수요 확대와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의 향방 등 잠재된 물가 불안 요인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