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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8월 소비자물가 5.7% 상승…불안 속 7개월 만에 상승세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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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내려왔다. 고공 행진하던 물가 상승세가 7개월 만에 꺾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다소 둔화하면서다. 다만 5%대 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석유류·농축수산물·외식비 등 전반적인 가격 오름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제유가 떨어지며 물가 상승률 5%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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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6월과 7월 각각 6%, 6.3% 오르면서 6%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들어 다소 둔화했다. 물가 상승률이 꺾인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물가가 0.1% 하락했다. 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한 건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세 둔화를 주도한 건 석유류 가격이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7%가 오르긴 했으나 7월(35.1%)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석유류 가격은 10%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 1998년 3월(-15.1%)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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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로 추석 장보기 부담이 커진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이 추석을 앞두고 미리 장을 보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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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물가 상승률은 6.3%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이런 초고물가 현상을 이끈 게 석유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과 외식비 등이 줄줄이 따라 오르는 현상이 지속해 왔다.

그런 만큼 통계청은 석유류 중심의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면 물가 상승세도 점차 둔화할 수 있다고 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4분기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점이라 생각해볼 수도 있다”면서, 다만 “대외 불안 요인이 다시 악화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해야 된다”고 말했다. 돌발 대외 변수가 없다면 8월 이후 물가 오름세(전월 대비)가 더는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30여년 만에 최대 폭 오른 외식물가



물론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5%대에 이르는 등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 6·7월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5.7%의 물가 상승률은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 가격 상승률을 따져보면 가공식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올랐다. 같은 기간 농축수산물은 7.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27.9% 급등하면서 농산물 물가가 10.4%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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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외식을 중심으로 한 개인서비스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도 여전하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6.1% 올랐다. 외식 가격으로만 보면 8.8% 상승했다. 치킨(11.4%) 등이 크게 오르면서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15.7% 올랐다. 전기료와 가스요금 인상 영향이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실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비하면 극히 제한해 인상했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분석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질 우려도 있다. 전 세계를 덮친 가뭄 등으로 국제곡물 가격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석 명절 수요 증가 등 여러 변수도 존재한다. 이날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지속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물가·민생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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