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공통
‘머지’ 앞두고 변동성 커지며 매매↑
시가총액 역전 ‘플리프닝’ 기대 커져
“개인중심 투자…한국시장 특이현상”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머지(merge) 업그레이드를 앞둔 이더리움이 국내 가상자산시장에서 거래대금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추월했다. 여전히 시가총액에서는 비트코인이 2배 이상 앞서지만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며 ‘플리프닝(flippening·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제치고 미래의 가장 가치 있는 가상자산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 거래대금이 이더리움을 크게 앞서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사실상 배제돼 개인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한 우리나라의 특이한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일일거래량과 종가의 곱으로 추산했을 때 지난달 16일 이더리움 거래대금은 1344억원으로, 비트코인(1341억원)을 제쳤다. 이후에도 같은 구도가 유지되면서 2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이더리움 24시간 거래대금이 1633억원으로, 비트코인(985억원)을 앞서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이더리움 거래대금이 1996억원을 기록해 비트코인(1155억원)을 두 배 가까이 따돌리기도 했다.
다른 곳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빗썸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더리움 거래액이 1위로 올라섰고 22~28일부터는 주간으로도 비트코인을 앞질렀다. 코인원은 8월 중순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거래액이 엎치락뒤치락하다 지난달 26일부터 지속적으로 이더리움이 앞서고 있다. 코빗은 머지 이슈가 떠오른 7월 중순부터 역전이 산발적으로 시작됐다가 지난달부터 공고화, 8월 들어 1일과 10일을 제외하고 이더리움 일일거래대금이 비트코인을 제쳤다.
반면 전 세계 가상자산거래소 현황을 반영하는 코인마켓캡은 비트코인 거래대금이 이더리움에 비해 훨씬 우세하다. 전날 기준 거래대금은 비트코인이 301억달러로, 이더리움의 164억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 7~8월 내내 비트코인 일일거래대금이 이더리움에 뒤처진 적은 없다.
이같은 현상은 기관투자자가 상당수 포진해 있는 해외와 달리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는 개인투자자가 중심이 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국 시장의 경우 투자가 '기관'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대장주’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크다”면서 “최근 코인시장이 미국 증시와 동조화(커플링)가 심화되는 것도 기관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반면 국내 코인투자시장의 경우 법적 이슈나 투자 성향 자체가 ‘개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강하다”며 “FTX가 빗썸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그런 시장의 특이성과 매력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호재에 한국 투자자들이 더 민감하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처를 생각했을 때 악재가 쏟아지는 증시보다 ‘머지’라는 뚜렷한 호재가 있는 이더리움을 대체재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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