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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지 않지만 쉽게 안 내준다…EU, 러시아 비자 촉진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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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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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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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의 비자 촉진 협정을 중단해 러시아인의 비자 발급을 어렵게 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부 회원국이 요구해온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중단 조처는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EU는 전날부터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한 외무장관 회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EU의 외교장관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와의 관계가 평소와 같을 수는 없으며, (비자 촉진) 협정은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EU와 러시아는 관광객의 비자 발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2007년 비자 촉진 협정을 맺었다. EU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공무원과 사업가에 대한 비자 촉진 협정 적용을 중단했지만, 일반 여행객에는 효력을 유지해왔다.

보렐 고위대표는 "우리는 많은 러시아인이 마치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 것처럼 여행을 와 여가를 즐기고 쇼핑하는 걸 목격했다"며 "7월 중순 이후 EU 국경을 통과하는 러시아인이 상당히 늘었으며 이는 이웃 국가들엔 안보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인이 EU 국가에 비자를 신청할 때 더 많은 문서와 비용이 요구되고,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당장 유럽 여행비자 발급 비용이 35유로(약 4만7000원)에서 80유로(약 10만7000원)로 오른다. 비자 신청 후 10일 내 발급이 가능했던 특혜도 사라진다.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EU 비자 발급 중단은 시행하지 않는다. 페테르 시자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EU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인의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는 조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측에 러시아인에 대한 전면적인 여행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유럽은 그저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와서 돈을 지불하는 것을 중요히 여기는 그런 슈퍼마켓 같은 곳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국가들은 이미 러시아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체코와 폴란드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도 러시아인의 입국을 규제하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핀란드는 최근 러시아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으킨 전쟁으로 모든 러시아인을 처벌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비자 발급 제한에 반대하고 있다. 오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도 "유럽이 가한 러시아 항공기의 영내 진입 금지로 인해 러시아인들이 여행할 기회는 제한적이다. 여행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다른 관점을 얻을 수도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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