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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최대 호황 K팝, ‘빅4’ 중 승자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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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트와이스 콘서트.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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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침체 국면에서도 K팝은 호황을 누렸다. ‘엔터 빅4’(하이브·JYP·SM·YG, 시가총액 순)의 상반기 실적이 K팝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4개사 모두 1000억원대 이상 매출을 올리며 선전한 가운데 하이브와 JYP는 2분기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하반기에는 걸그룹 중심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매출액 1위는 하이브, 영업이익률은 JYP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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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엔터 빅4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곳은 역시 하이브였다. 하이브는 매출 약 7972억과 영업이익 약 1254억원을 올리며 상반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2분기 매출액이 5122억원으로 역대 2분기 매출 기록을 자체 갱신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세븐틴(SEVENTEEN), 프로미스나인(fromis_9) 등 기존 그룹의 꾸준한 활동과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데뷔가 매출 상승에 일조했다.

JYP는 ‘알짜 경영’의 힘을 보여줬다. JYP 올 상반기 매출은 1355억원이다. 매출액으로만 비교하면 나머지 3사보다 적지만, 영업이익으로 434억원을 가져갔다.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이 약 32.0%에 달한다.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하이브(15.7%)와 SM(10.9%), YG(10.2%)의 2~3배 웃도는 ‘실속있는 장사’다.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완전체 활동이 이번 달에 시작된 만큼 하반기에도 호성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근 5년 만에(일본에선 3년 만) 소속사 단체 콘서트 ‘SM타운 라이브’를 성황리에 개최한 SM도 상반기 353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386억원이었다. 상반기에 발매한 음반은 적었지만, 엔시티(NCT) 127과 슈퍼주니어, 보아의 일본 콘서트 수익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다. 하반기에는 블랙핑크(BLACKPINK)에 이어 K팝 걸그룹 사상 두 번째로 밀리언셀러(단일 앨범 100만장 이상 판매) 반열에 오른 에스파(aespa)의 음반 수입이 더해진다. 엔시티 127도 9월 컴백을 앞두고 있어 SM의 하반기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YG는 빅뱅(BIGBANG)의 디지털음원 발매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 상반기를 보냈다. 그런데도 매출액 1515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간판 블랙핑크의 견고한 글로벌 팬덤이 YG의 실적을 지탱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블랙핑크 컴백과 월드투어, 트레저(TREASURE)의 컴백, 신인 걸그룹 데뷔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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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 참가한 블랙핑크. 사진 VMA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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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의 ‘선택과 집중’



엔터 4사가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가운데 경쟁사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JYP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업계에선 음반·음원 발매와 콘서트 개최 등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JYP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게임, 부동산, 투자 등 여러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온 경쟁사에 비해 JYP의 사업 구조는 단순한 편이다. 국내 연결 대상 종속회사 3곳이 각각 음악 출판, 콘텐트 제작, MD 제작·유통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의 절반가량인 631억원(46.6%)이 음반·음원 판매에서 거둔 수입이다. 경쟁사들이 같은 부문에서 매출의 30%대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경영에 변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도 JYP가 유리한 지점이다. 하이브는 지난 6월 간판 그룹 BTS의 단체 활동 중단 선언으로 홍역을 앓았다. 당시 시가총액에서 약 2조원이 증발하는 등 후폭풍이 일면서 하이브가 수습에 나섰으나, BTS가 빠진 하반기 성적을 낙관하긴 어렵다. SM도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를 안고 있다. SM은 매년 영업이익의 20~30%에 달하는 비용을 라이크기획에 음악자문 등 명목으로 지출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약 114억원을 라이크기획에 지불했다. SM 지분 약 1%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가 라이크기획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계약 구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사 플랫폼 론칭을 통한 비용 절감도 JYP의 하반기 경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JYP는 지난 6월 자체 MD 쇼핑몰인 ‘JYP SHOP’을 열었다. 하이브와 YG는 MD 제작·유통을 관계사에 맡기면서 비용이 나가는데 JYP는 내부에서 이를 소화하면서 지출을 줄인다. 이러한 전략에 대해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더 많은 지역과 팬덤을 커버해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JYP는 기존 엔터 3사 중 가장 좋은 밸류에이션을 향유하고 있어 향후 실적 상향 조정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단을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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