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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재일조선인 거주지 일본 우토로 마을 방화범에 징역 4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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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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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감정을 품고 재일 조선인 집단 거주지인 일본 우토로 마을의 빈집에 불을 지른 범인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일본 교토지방재판소는 우토로 지구의 빈집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 된 23살 아리모토 쇼고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마스다 게이스케 재판장은 "폭력적인 수법으로 불안을 부추기는 범행이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허용할 수 없다"며 검찰의 구형과 같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마스다 재판장은 아리모토가 재일 조선·한국인 등 특정 지역 출신자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감에서 유래한 제멋대로이고 독선적인 동기"로 불을 질렀다면서 깊이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참작할만한 사정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리모토는 구속 후 방화 동기에 관해 재일 코리안에게 "공포감을 줘서 몰아낸다"는 의도였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그가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직한 것에 대한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인에 대한 혐오 감정이 뒤엉킨 상태로 방화를 결심한 것이라고 앞서 열린 공판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아리모토 피고인은 지난해 8월 30일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지구의 빈집에 방화해 7채를 태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방화로 인해 재일 조선인이 철거 반대 투쟁 등에 사용했던 세움간판 등 수십 점이 소실됐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우토로평화기념관이 문을 열면 전시하려고 보관 중이던 자료였습니다.

우토로 마을의 재일 한국·조선인들은 언제든지 증오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아리모토는 지난해 7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아이치현지방본부와 한국 학교 건물에 불을 붙인 혐의로도 재판을 받았습니다.

우토로 지구는 일제 강점기 교토 비행장 건설을 위해 동원된 조선인이 모여 살면서 집단 주거지가 형성된 곳입니다.

일본 패전 후 우토로의 조선인은 1980년대 후반까지 상수도가 정비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온갖 차별을 받으며 생활했습니다.

이들은 일대의 토지가 제3자에게 매각되고 지난 2000년에 최고재판소에서 퇴거 명령이 확정돼 길바닥에 내몰릴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우토로의 주거권 문제가 한일 양국은 물론 유엔에서도 이슈가 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설립한 재단 등이 10여 년 전 일부 토지를 매입했고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을 위한 공공 주택 건설에 나서면서 주거 문제의 해법이 마련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현 기자(teddy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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