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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눈물난다 더는 못버텨"…이자폭탄 불경기에 장사 접는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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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사태로 폐업 위기에 놓인 PC방. [사진 출처 = 연합뉴스]


#PC방을 운영하는 30대 자영업자 A씨는 추석을 앞두고 사업을 접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영업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매출이 급감했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예전처럼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서다. PC방을 인수할 사람을 추석 전까지 찾지 못하면 시설 자금까지 포기하고 폐업해야 한다. A씨는 PC방 창업 때 2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는데 모두 대출로 감당했다. PC방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A씨는 PC, 에어컨, 냉장고 등 시설비도 못 건지고 빚 2억원에 이자까지 더해 상환해 나가야 하는데 눈물이 날 지경이다. A씨는 "매출은 줄고 이자는 늘고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은 기대에 못미친다"며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A씨처럼 매출 감소로 폐업을 앞둔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창업 초기 빚낸 대출에는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가 점점 불어나고 있고 재취업도 쉽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상환 여력이 떨어져서다.

2년새 자영업자 빚 40%↑…다중채무자 4배↑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960조7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향해 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2월말 대비 40.3% 급증한 것이다. 불과 2년 사이 자영업자 빚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저소득 취약차주가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은 88조8000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전 대비 30.6% 뛰었다.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수는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로 돌려막기로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대출 규모뿐만 아니라 질도 좋지 않은 것.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올해 3월말 기준 33만명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말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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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한국은행]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이달도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지난 4월과 5월을 포함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고 대출금리가 오르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한은은 연내 두 차례 남은 기준금리 결정을 하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했다.

이미 그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대출금리는 크게 뛰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올해 5~7월 중 취급한 자영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4.29%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연 3.08% 대비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자영업자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변동금리 신용대출로 1억원 빚을 낸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은 연간 308만원의 429만원으로 증가한다.

금융회사 부실 경고…FSI 주의단계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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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식당에 온 트럭.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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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대출을 실행한 금융회사에도 발등에 불이다. 한은은 "자영업자 채무상환 위험이 증가할 경우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신전문회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취약차주 비중이 높고 담보·보증 대출 비중이 낮아 자영업자 대출의 채무상환 위험 증가 시 이들 업권의 대출부터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3월부터 금융시스템 상황을 보여 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주의단계'로 진입했다. FSI는 은행 연체율과 주가 및 환율, 실물경제 등의 지표를 종합해 현재 금융안정상황이 어떤지 보여준다. 앞서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주의단계 6~8개월여 만에 터졌다.

FSI는 올해 2월 7.4로 주의단계 임계치(8)에 근접한 후 3월 8.9를 기록해 주의단계에 들어섰다. 이어 4월 10.4, 5월 13.0으로 3개월 연속 주의단계 문턱을 크게 넘어섰다. FSI는 크게 3단계로, 0~8은 안정단계, 8보다 크면 주의단계, 22보다 크면 위기단계로 구분한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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