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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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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자리 잡은 미국... '카풀'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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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회사 웨이즈, 카풀 서비스 종료
출근하는 사람 줄어 카풀 수요·공급 급감
한국일보

구글 자회사 웨이즈가 운영하는 '웨이즈 카풀' 서비스 소개 이미지. 앱스토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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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2013년 11억 달러(약 1조4,710억원)에 인수한 웨이즈(Waze)는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을 만드는 업체다. 위치정보시스템(GPS)을 갖춘 내비게이션 사용자끼리 도로 정보와 교통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웨이즈는 내비게이션을 넘어 카풀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2016년 같은 방향으로 가는 운전자와 탑승객을 연결하는 '웨이즈 카풀'을 출시한 것.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웨이즈 카풀은 우버의 절반밖에 안 되는 싼 이용료를 앞세워 미국 전역과 이스라엘, 브라질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갔고,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은 이용자 수는 1억5,000만 명에 이르렀다.

이렇게 잘나가던 웨이즈가 갑자기 카풀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한때 우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불렸고 천하의 구글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웨이즈 카풀 서비스가 다음 달 중 종료된다고 전했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이고 환경에도 이로운 카풀은 미국에서 1970년대가 전성기였다. 당시 두 차례 석유 파동으로 인해 미국인의 약 20%가 출근길에 차량을 공유했다고 한다. 카풀은 2000년대 들어 우버, 리프트 같은 서비스가 보편화하면서 부활의 계기를 맞았다. 택시처럼 필요시 호출해서 탑승하는 우버와 달리, 카풀 서비스는 가는 방향이 맞는 탑승객 여러 명이 한 차량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차량 공유 서비스로도 불렸다.

하지만 카풀 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카풀 서비스 특성상 매일 출퇴근 때 이용하는 수요·공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데,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근무가 많아지면서 카풀 차량을 제공할 사람이나 차량을 이용할 사람 모두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끝났지만 이미 원격근무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8,000만 명이 탄력근무제를 실시하는 회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웨이즈의 카풀 사업 철수를 계기로 카풀 서비스 자체가 서서히 종말을 향해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도로 위 차량을 줄이기 위한 다른 방식을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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