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진먼섬을 지키는 병사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상공으로 다가온 드론을 올려다보고 있다. /웨이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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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만군 당국도 관련 영상과 사진이 실제 상황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여론이 들끓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6일 오후 6시쯤 대만 얼단다오(二膽島·이담도)에서 촬영됐다. 얼단다오는 대만 진먼다오(金門島·금문도)에 딸린 부속 섬으로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의 거리가 약 4.5㎞에 불과하다.
해당 영상을 보면, 당시 초소에 있던 3명의 대만 군인은 무인기가 날아와 초소를 촬영하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인다. 잠시 가만히 멈춰 바라보던 중 한 명이 무인기를 쫓으려는 듯 바닥에 있던 막대기를 주워들었고, 나머지 병사들도 곧 무인기를 향해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서 수백만 회 이상 조회되자 중국 네티즌들이 이를 조롱거리로 삼고 있다. 분노한 대만 네티즌들은 왜 총기로 격추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만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의 왕딩위 위원은 돌로 대응한 것을 두고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만 육군의 진먼 방어지휘부는 지난 16일 오후 6시께 례위 수비대대가 문제의 드론을 발견해 절차에 따라 보고하고 대응했으며, 드론도 신속하게 현장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휴식하던 병사가 자발적으로 돌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중국이 대만의 민심을 흔들려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 일부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 워존은 이런 해명에 대해 “초병들이 돌을 던질 수 있을 만큼 무인기가 가까이에 있었다는 점은 설명에서 빠졌다”며 “민간용 소형 무인기에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무선 경고를 전달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민간용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관련 장비를 각 섬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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