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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유럽 최초 드론으로 인체조직 운송… ‘의료 비행’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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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3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 있는 ZNA 병원 옥상에서 인체조직 샘플을 수송할 드론이 날아다니고 있다. 안트베르펜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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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드론을 활용해 인체조직 샘플을 운반하는 ‘의료 비행’에 성공했다. 드론으로 이식용 장기까지 운반한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 각국의 의료용 드론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AF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의 의료용 드론업체 헬리쿠스가 전날 안트베르펜의 ZNA 병원에서 인체조직 샘플이 들어있는 멸균 플라스크를 전달받아 800m 떨어져 있는 의학 연구실에 운반하는 시범 비행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 드론을 활용한 인체조직 샘플 운반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운송은 수술 중인 환자에서 채취한 조직의 암세포 검사를 위해 진행됐다. 종양을 제거할 때는 인근의 주변 조직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ZNA 등의 벨기에 병원들은 이를 위해 수술 중 샘플을 인근 실험실로 보내 30분 이내로 신속히 판단하는 절차를 거쳐왔다. ZNA와 GZA는 매년 추출해서 운반하는 인체조직만 12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이 같은 운반은 도로를 통해 이뤄졌지만, 드론은 교통 체증이나 도로 폐쇄 등의 영향을 받지 않아 빠르고 예측 가능한 수단이 될 것으로 의료계는 기대하고 있다. 헬리쿠스 측은 “병원들이 검사실을 중앙집중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지만, 환자로부터 더 멀리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라며 드론을 활용한 빠른 물류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럽연합(EU)에서 의료용 드론 운용은 아직 시험 단계에 있다. 다만 내년쯤에는 EU가 의료용 드론 비행을 허용하는 새로운 규칙을 채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드론 업계에선 인체 조직, 소변과 같은 의료분석용 샘플을 넘어, 향후 수혈용 혈액과 인체 이식용 장기까지 운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선 의료용 드론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시설과 교통 상황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검사를 위한 혈액 샘플이나 수혈용 혈액, 의약품 수송 등이 드론으로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이식용 장기의 운반도 시작하고 있다. 미국에선 2019년 드론이 이식용 콩팥을 운반해 수술에 성공한 사례가 보고됐으며, 캐나다도 지난해 이식용 폐를 드론이 운반해 성공적인 수술을 이끈 사례가 있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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