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의 놀란 표정 선명히…중국 드론, 5㎞ 떨어진 군 시설 촬영

24일 대만 국방부 “대응체계 구축…심리전 의도”

지난 16일 중국 민간용 무인기가 대만 얼단도에서 찍은 대만 군인의 모습. 웨이보 갈무리

대만군이 중국 당국의 민간용 무인기(드론)가 최근 대만 군 시설을 촬영했다며 이에 대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2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6일 얼단도에서 중국 공산당의 민간용 무인기가 발견됐다”며 “이 무인기를 통해 대만군의 대응을 시험하는 것 외에 영상을 찍어 허위 정보를 만들고, 대만군을 분열·비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얼단도는 대만의 작은 섬이지만,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4~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 무인기가 찍은 것이라며 대만군 초소를 찍은 영상이 널리 퍼졌다. 영상에는 군복을 입고 총을 멘 대만 군인 얼굴이 선명하게 찍혔고, 일부 군인이 드론을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도 담겼다. 중국군 무인기가 돌이 던져 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대만군에 근접한 것이어서 충격을 줬다. 영상에는 중국 누리꾼들이 대만 군인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댓글들이 주로 달렸다.

대만 국방부는 이 영상이 중국 당국 무인기가 찍은 것이 맞다고 이날 확인하면서 “(대만) 육군이 민간용 무인기 침입에 대비한 방어체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대만에 대한 실탄사격 훈련 등 군사훈련을 강화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무인기를 활용한 대만 영토 촬영 등 침공 훈련이었다. 중국군은 실제 전투기 십여대를 수차례 대만 해협 중간선 너머로 보내는 등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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