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
한 달여 이어진 반등세가 주춤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상승에 베팅 중이다. 2년 전 코로나19(COVID-19)발 폭락장에 투자했다 'V자 반등'의 수혜를 본 경험이 있어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2020년의 영광이 재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때와 지금의 거시경제 상황이 다르고 그로 인해 각국의 통화정책, 재정정책 또한 판이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4일 2300포인트로 연저점을 기록한 코스피 지수는 이달 16일까지 한 달 반 동안 10.16%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는 15.49% 오르며 상승폭이 더 컸다.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맥을 못춘 증시가 반년 만에 활기를 찾으면서 투자자의 기대감도 함께 커졌다. 최근 며칠 하락 전환했지만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1조원 넘게 유입됐다.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690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6219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57%, -4.67% 하락했다.
최근 랠리가 본격적인 상승장 진입인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인지에 대해선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최근 조정 등을 고려했을 때 베어마켓 랠리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요즘 증시가 조정 받다 보니 (그간의 상승을) 베어마켓 랠리로 보는 사람이 많은 추세"라며 "시장이 예상치 못한 이슈가 조정을 이끈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술적으로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여전히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을 들어 본격적인 상승장 진입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22일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330원을 돌파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최근 달러화 강세의 원인으로 유로화의 약세가 지목된다. 달러가 약세 전환하려면 유로화가 반등해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려야 하는데 유럽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반한 경기침체) 우려 속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실정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조 변화와 유럽 경제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등장해야 달러 약세 변곡점으로 볼 수 있는데 아직은 유럽 경제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며 "본격적인 상승장보다는 베어마켓 랠리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V자 반등'은 지금 시장 상황에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에는 바이러스라는 특수한 원인 탓에 경기 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이 시행됐지만 지금 상황은 이와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이진우 투자전략팀장은 "코로나19 때는 일시적으로 멈춘 경기를 풀기 위해 각국에서 전례없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쏟아냈다"며 "유동성 공급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시장 복원력도 빨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는 바이러스라는 원인이 있어 정책이 빠르게 들어왔지만 지금은 이같은 정책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여전히 인플레이션 변수가 있고 향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안도감으로 반등했지만 인플레이션은 과거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에 따른 경기침체가 진행되는 과정이고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 V자 반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거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의 의미 있는 추세 전환은 내년 하반기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추가적인 증시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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