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안전진단팀 방문 지시”
“실무적 차원…확정된 내용은 없다”
화물연대, 24일부로 로비 점거 해산
조합원 9명 하이트진로 옥상 남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고공 농성을 펼치고 있는 화물노동자들이 지난 18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열린 ‘고공농성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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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경찰이 지난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지부(화물연대)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에 대해 현장 점검뿐 아니라 ‘안전 진단’도 실시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일부 노조원이 인화성 물질인 시너도 반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공권력 투입 검토 차원에서 안전 진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안전진단팀에 농성 현장에 가서 실무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며 “점검 차원에서 가보고 현장 상황을 공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진단팀은 집회·시위 현장의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안전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기동본부 산하 조직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현장이 위험한 상황이니 실무적 차원에선 수시로 가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17일 서울청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에 방문해 농성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같은 날 현장에서는 노조원들이 투신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추가 설치할지 등이 검토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는 에어매트리스가 설치돼 있다.
실제로 강원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농성 사흘째였던 지난 4일에는 화물연대 조합원 5명이 하이트교 아래 홍천강으로 투신했다가 전원 구조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이 경력을 투입해 해산을 시도하자 교량에 매달려 저항하는 과정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 파업이 100일을 넘겨 장기화되고 있지만 정부에서도 공권력 투입에 대해선 뚜렷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청 을지연습 훈련 점검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이트진로 본사 농성 상황에 대해 “아직은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시너 반입에 대해서도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아직 확인된 건 아닌 것 같다”고만 했다.
이와 관련해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본사 로비 점검을 해제하고 옥상 농성만 진행하고 있다. 원청인 하이트진로와 협상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다. 옥상 농성인원은 9명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본사 인근 조합원 상주 규모는 100여명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지금까지는 물리적 충돌 조짐은 없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화물운송 위탁사 수양물류가 아닌 ‘원청’ 하이트진로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제 하이트진로가 답해야 한다. 손배가압류의 철회, 해고자 복직 약속만 이뤄지면 그외 사항에 대해서는 대화로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나 사측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진짜 ‘사장’인 하이트진로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화물연대는 운임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부터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충북 청주 소주공장에서 대규모 농성을 벌였다. 지난 16일부터는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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