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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추석 지나면 물가 안정? '환율 쇼크'에 쉽게 안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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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환율은 상승) 국내 물가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의 고물가는 기름값과 외식 가격 상승이 주도하고 있었다. 기름값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자 이제 환율이 근심을 더하는 양상이다.

앞서 정부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7월(전년 동월 대비 6.3%) 수준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올해 고물가의 마지막 고비로 ‘추석 수요’ 증가를 꼽았다. 성수품 등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소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석이 지나면 물가 오름세가 진정될 것이란 예측이었다. 하지만 안정세를 찾아가는 국내 요인과 달리 대외적인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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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물가는 상승한다. 외국에서 이전과 같은 물량을 사들이더라도 내야 할 돈은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 공급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효과도 상쇄되는 게 대표적인 예다.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배럴당 122.11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는 최근 90.77달러로 약 26% 하락했다. 만약 6월 초 환율이 그대로였다면 원유 가격은 배럴당 약 15만3000원에서 11만4000원으로 내린다는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환율(19일 1325.9원 기준)대로라면 배럴당 약 12만원으로 비싼 가격에 원유를 도입해야 한다.

물가 상승의 다른 한 축인 먹거리 가격도 마찬가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3월 이후로는 매달 하락하는 추세다. 하지만 높은 환율이 국제 식량 가격 하락의 효과를 지울 수 있다. 국제 식량 가격은 국내 가공식품과 사료 등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외식 물가 등에 연쇄적인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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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무너진 세계 공급망 문제가 재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환율 상황이 계속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당분간 물가 안정화가 쉽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최근 집중호우 때문에 일부 채소류 가격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걱정거리다. 배추·무·수박·참외 등 주요 품목 가격은 이미 지난해보다 비싼 상황이다. 4분기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전망이다. 공공요금은 각종 상품·서비스 값에 포함되는 재료비 격으로 물가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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