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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중국산 깻잎 먹다 씹은 물체…알파벳 적힌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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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A씨가 깻잎을 먹다 뱉어냈다는 담배꽁초의 필터 부분(왼쪽). 같은 깻잎에서 나온 종이에는 빨간색으로 로마자 알파벳 'D N Y V' 등이 쓰여있다(오른쪽). [제보자 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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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동네 반찬가게의 깻잎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가 나와 밥상머리 안전에 대한 당국의 더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A씨는 지난 11일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간장양념 깻잎 한 통을 구매했다. 다음날 아침 깻잎을 먹던 A씨는 입 속에서 잘 씹히지 않는 이상한 식감에 입속의 음식물을 뱉어냈다.

A씨가 확인한 물건은 담배꽁초에 사용되는 필터였다. 그는 깻잎 통을 더 뒤적여 담배 필터에 붙어있던 종이까지 추가로 발견했다. 이 종이에는 빨간색으로 로마자 알파벳 ‘D N Y V’ 등도 적혀있었다.

A씨는 이 깻잎이 국내 반찬가게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닌 중국산 깻잎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한 것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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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깻잎과 담배꽁초. A씨가 깻잎을 먹다 뱉어냈다는 담배꽁초의 필터 부분. [제보자 A씨 제공]


중국산 깻잎은 국내 반찬가게의 70%가량을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역업체가 원재료를 수입하면 국내 반찬 업체가 제조하고, 이어 유통업체가 시중 점포들에 납품하는 4단계 구조로 판매된다. 깻잎 반찬은 재료 채취부터 가공까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해 인건비가 싼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반찬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깻잎을 채취한 후 세척, 저장, 절임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들여오는과정에서 문제의 담배꽁초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 1차 손질된 깻잎을 국내에서 다시 씻어 양념에 버무리긴 하지만, 이물질을 완벽하게 걸러내기는 어려운 것으로도 알려있다.

A씨는 이번 사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깻잎 수입업체와 제조업체는 A씨에게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는 "가족의 식탁에 담배꽁초가 반찬으로 올려졌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며 "반찬가게는 원산지 표기를 했다고 하지만 구매할 때 중국산이라는 표시를 보지 못했다. 중국산인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에 남이 피던 담배가 우리 식탁에 이렇게 쉽게 올라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당국은 어떻게 식품위생을 관리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깻잎을 수입한 업체 대표는 "중국 공장에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 소비자분께 죄송하며 음식물 배상보험에 가입했는데 보상해주고 싶다. 중국 쪽에 위생관리를 더 철저히 하도록 얘기했다"고 말했다.

깻잎 제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와 원만한 합의를 하려고 노력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식약처에 신고했다고 들었는데 우리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를 바란다. 관할구청 위생과에 이번 일을 자진 신고했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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