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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각오한 긴축"…연준 왜 매파 수위 부쩍 높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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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인사' 바킨의 강경 매파 발언

"침체 감수해도 인플레 억제할 것"

비둘기 카시카리, 강력한 매로 변신

8월 잭슨홀 미팅서 파월 발언 주목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고위인사들이 긴축 발언 수위를 부쩍 높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 기울고 있는 시장에 경종을 울리려는듯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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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인터치 캐피털 마켓츠)




‘중립 인사’ 바킨의 강경 매파 발언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매릴랜드주 오션시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며 “물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 안팎에서 바킨 총재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메리디스 블랙 댈러스 연은 총재 등과 함께 중립 쪽에 기운 매파 인사로 평가 받는다. 그런 그가 ‘침체를 각오한 긴축’을 언급한 것은 예상보다 매파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하는 것은) 경제 활동의 큰 감소 없이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그럴 위험이 있다”고 인정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경로가 있지만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화정책은 △금리 경로 △자산가격 경로 △환율 경로 △기대 경로 등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같은 긴축의 경우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가 뛰면서 자산가격과 환율 등에 움직이는 게 대표적이다.

연준에 따르면 실질금리를 나타내는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0.43%다. TIPS 금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2020년 3월 이후 2년 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올해 3월 연준의 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5월 들어서는 플러스(+)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이와 직결돼 있다.

실질금리가 급등하면 달러화는 항상 강세를 띤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강달러는 수입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 기업들의 해외 실적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높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연준이 달러화 초강세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며 “8%가 넘는 인플레이션 환경 하에서 이를 되돌린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바킨 총재의 언급 역시 공격 긴축 과정에서 달러화 초강세 등으로 경기가 후퇴할 수 있지만, 물가를 잡아야 장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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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오른쪽).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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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매파 돌아선 비둘기파 인사들

더 놀라운 것은 FOMC 위원들 중 가장 완화적인 비둘기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의 변신이다. 그는 최근 한 행사에서 “침체를 초래하지 않고 물가를 낮출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올해 말 3.9% △내년 말 4.4%의 최종 금리 수준을 거론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가장 높은 확률로 보는 연준의 최종 금리는 3.50~3.75%다. 카시카리 총재의 기조가 FOMC 내의 그 누구보다 매파적으로 돌아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카시카리 총재와 함께 비둘기의 대명사로 불렸던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내년 말 4%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슈퍼 매파’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만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다다랐다고 말할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언급했던대로 올해 말까지 금리를 4%까지 높여야 한다고 했다. FOMC 인사들 중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연준 내에서 “필요 이상의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속도조절론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강경 긴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특히 지금은 물가, 소비, 생산 등 주요 지표들이 이미 공개된 ‘재료 공백기’다. 잇단 매파 발언들의 시장 영향력이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웨이 리 수석투자전략가는 WSJ에 “(최근 두 달 이상 랠리를 펴고 있는 증시 등) 시장이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며 “연준이 정책 전환에 나서겠지만 시장 예상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지게 됐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로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심포지움이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일주일 후인 오는 26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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