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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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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통화정책 또 역주행…기준금리 1%p 깜짝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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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개월간 동결 후 인하…리라화 하락세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최악의 물가 급등세에 시달리는 튀르키예(터키)가 세계적인 통화긴축 흐름에 역행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1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CBRT)은 이날 기준금리를 13%로 1%포인트 낮췄다.

CBRT는 올해 들어 7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가 이번에 돌연 인하했다.

CBRT는 성명에서 "산업 생산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 금융여건이 계속해서 경기부양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으로 가장 높은 상황에서 이런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바이며 충격적이기도 하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또 다른 멍청한 행보"라고까지 말했다.

터키의 소비자 물가는 7월에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6% 올라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평균 물가 상승률이 10%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살인적인' 물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CBRT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천정부지의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추세와 정반대되는 행보이기도 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올해 들어서 수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모두 2.25%포인트 올렸고,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2.27%포인트 인상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서 다음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CBRT의 이런 역주행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기준금리를 '만악의 어머니'라고 비난하면서 CBRT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을 압박해왔다. 최근 수년 사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은 CBRT 총재 서너 명을 내쫓기도 했다.

그 결과 CBRT는 지난해 9∼12월 기준금리를 5%포인트나 인하했고, 그로 인해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통화위기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리라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로 27% 내렸고, 이날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1달러당 18.1리라까지 내려 종가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터키는 금리정책 대신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고 있으나 이런 조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가 투자은행(IB) JP모건은 현재 터키의 정책 조합이 "결국 반대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나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번 인하는 제2의 통화 위기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악성 인플레에 허덕이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저장 금지]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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