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16개의 화물연대 지역본부가 고공농성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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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지난 16일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와 옥상에서 사흘째 불법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기동대 병력을 배치해 공권력 투입도 배제하지 않는다.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로 몰려가게 된 발단은 운임이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인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해 12월부터 기름값 인상 등을 이유로 운임을 30% 올려 줄 것을 요구했다.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인 수양물류와 협상이 여의치 않자 이들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하고 하이트진로에 대해 총파업, 점거농성 등으로 대응했다.
18일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화물연대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 10여명이 옥상에서 농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사진= 박미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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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자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화물차주가 성남까지(64㎞) 소주 2만3760병을 옮길 때 받는 운임는 지난 6월 기준 기름값 포함 10만6920원이다. 2009년 10만8096원보다 1.1% 낮다. 이 기간 리터당 경유값이 1300원대에서 2000원대가 됐으니 운임 인상 요구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수양물류의 운송단가는 유류비를 제외하고 26% 올려줬다고 반박한다. 유가연동제로 기름값도 보전해 준다고 한다. 하지만 24톤 차량의 이천공장~인천 왕복 운임은 30만원으로 동종업계인 오비맥주 운임료 40만5000원보다 낮다. 하이트진로 공장별 운임도 다르다. 144㎞ 거리의 청주공장~안양센터 운임은 19만2456원인 반면 144㎞ 거리의 마산공장~포항센터 운임은 33만5808원이다. 화물연대 측은 "한 달 일해도 차 지입료, 보험료 등을 제외하면 90만~150만원 밖에 안 남아 이천·청주공장 화물차주 운임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 협상을 통해 운송비 부분은 일정 정도 조율은 하고 있지만 접점은 찾지 못했다.
더 난해한 쟁점은 손해배상 소송이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의 강경투쟁 과정에서 물류 방해 등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조합원 12명에 28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4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화물연대는 노조 탄압이라며 소송 취하를 요구하지만 하이트진로는 "배임이 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는다. 법과 원칙의 문제에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사표시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대치국면이 길어지면서 화물연대 조합원과 하이트진로 모두 패자가 되고 있다.
박미주 기자 |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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