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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요악화·공급망 불안…'중국 리스크'에 수출 기업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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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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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대외환경 리스크가 장기화할 수 있단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원자재가 인상과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면서다. 기업들은 특히 차이나리스크를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수출국인 동시에 최대수입국이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수출기업 300곳에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65%가 올해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기업이 내놓은 하반기 수출 변화율 전망을 평균하면 상반기 대비 2.81%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수출 감소를 예견하는 원인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대상국의 수요 감소를 나타내는 '차이나 리스크'(4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 △부품과 원자재가 인상(37.6%) △공급망 위기(18.1%) 순이었다. 수요 하락뿐만 아니라 부품과 원자재가 인상과 공급망 위기 역시 중국 상황과 관련이 깊다.

중국이 올해 초부터 다시 엄격한 코로나19(COVID-19)봉쇄에 나서면서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소비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가계 은행예금은 10조3000억안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3%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또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1분기 4.8%에서 급격히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내 소비와 고용 회복이 더뎌 빠른 경제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중국 진출 기업의 72.1%가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5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가전 품목 수출이 줄면서 대중 무역적자 폭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 기타무선통신기기부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0%, 기타컴퓨터부품 수출액도 79% 줄었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한 기업 관계자는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에 공장을 둔 곳들이 많다"며 "중국이 소비와 생산 두 축 모두에 걸쳐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만큼 코로나19 봉쇄 등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증가와 공급망 위기 역시 하반기 수출 상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19가지 원자재 가격을 평균 산출한 CRB 지수가 지난 6월 9일 351.25로 최고점을 찍었다고 대한상의는 밝혔다. 올해 1월 3일에 기록한 247.69보다 41.81% 오른 수치다.

글로벌 물류난이 지속되면서 해상과 항공 비용도 올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상하이운임지수는 2020년 1월 999에서 올해 7월 3887으로 3.9배 올랐다.

원자재 등 공급처 다각화가 쉬운 것도 아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대중 무역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등의 경우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가 뛰어나 공급처 다각화가 쉽지 않다"며 "교역구조 변화가 쉽지않은만큼 한중 FTA 업그레이드, 기술력 확보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 확보와 경제안보 강화 등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 본부장은 "기업들이 하반기 수출에 걱정이 많다"며 "수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정부가 기업의 우려를 해소할 환경을 조성하고 동시에 수출 활력을 높일 장기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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