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선면산수도' 등 유물 324점 세종시 품으로

미국 LA 교포 김대영씨 기증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교포 김대영씨가 기증한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17일 세종시에 따르면 김씨는 회화 144점, 도자 113점, 공예·기타 67점 등 총 324점의 유물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연합뉴스

세종시는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扇面山水圖)’ 등 유물 324점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포 김대영(91)씨로부터 기증받았다고 17일 밝혔다.

기증받은 유물은 선면산수도 외에도 공립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현대' 등 회화 144점, 공예·도자 113점, 기타 67점 등이다.

김씨는 서울 경복고 재학 중 미군 통역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했고, 1956년 미국 유학 중 현지에 정착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무역과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미술품과 공예품을 수집했다.

김씨 소장 유물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9년 실시한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지난 5월 세종시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간 해외 문화재 발굴 협력 방안을 논의하던 중 유물 기증을 추진하게 됐다.

세종시 관계자는 “김씨는 당초 고향인 서울에 소장품을 기증하려고 했지만, 유물이 대한민국 행정수도 정체성에 부합한다고 판단, 세종시에 기증했다”고 말했다. 기증품들은 세종시립민속박물관 등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선면산수도는 부채형 면(선면·扇面)에 그린 산수화다. 앞쪽에 작은 언덕들과 여러 종류의 수목이 그려져 있고, 뒷쪽엔 먼 산이 병풍처럼 배치돼 있다. 노년기 겸재의 원숙하면서도 정제된 필력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세종시는 선면산수도를 세종시 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세종=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