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본사 로비·옥상 등 점거 농성 이틀째
경찰 기동대 180명과 소방인력 대기, 에어매트 설치
화물연대 “자회사 수양물류 아닌 원청 하이트진로 나서야”
18일 대규모 집회, 기자회견 등 예고
17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을 경찰 인력들이 지키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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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전날 오전 6시께 서울 강남구의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진입해 1층 현관을 봉쇄하고 로비와 옥상을 점거하는 방식의 농성을 시작했다.
17일에도 건물 옥상과 옥외광고판에는 노조가 걸어 놓은 ‘노조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 철회 전원 복직’이라는 플래카드가 여전했다. 조합원의 추락 등에 대비하기 위해 건물 주변에는 에어매트가 깔려 있었다. 건물 주변에는 울산, 충남, 대구경북 등 전국 곳곳의 화물연대 차량, 하이트진로 제품의 불매를 선언하는 피켓을 든 화물연대 조합원 등이 서 있었다.
본사 1층 앞에는 경찰뿐만이 아니라 화물연대 노동자들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본사 건물 근처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등이 대기하고 있으며, 총 180여명의 경찰 인력과 소방 인력 등이 투입됐다. 현재 1층 정문으로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하이트진로 직원 등은 뒷문을 통해 최소 인력만이 출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조합원들과 경찰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소주 등 운송을 맡고 있는 물류 자회사 ‘수양물류’에게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화물연대는 유가 등의 오름세를 감안하면 운임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앞서 이천, 청주, 강원 등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수양물류 소속 100여명 기사들은 재계약이 불발됐고,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조합원 11명을 대상으로 28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노조는 이에 기본 운임 인상, 손해배상 취하 등과 더불어 원청인 하이트진로 역시 협상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하이트진로 측은 수양물류가 계약을 해지한 인원은 12명으로 화물연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계약 해지의 주체는 수양물류이고 불법행위 적극 가담자 12명에게만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며 “유류비 역시 매 분기 인상분이 반영되고 있다”고 노조 주장에 반박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건 ‘노조탄압 분쇄’ 플래카드가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
노조와 수양물류 측은 이날도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등에서 이견이 커 점거농성 사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점거를 풀기 위한 퇴거 등의 요청을 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협상을 계속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올해 봄 CJ대한통운이 본사를 점거한 전국택배노조에 그랬듯, 점거농성이 이어지면 하이트진로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노조를 고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화물연대는 오는 18일 하이트진로의 집단해고와 손해배상 소송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를 본사 앞에서 연다. 이와 동시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도 하이트진로 사태를 알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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