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는 “장기적으로 여유를 갖고 투자해야 하는 테마인건 알았지만 50% 가까이 손실이 나는 걸 보고 있자니 자신이 없어졌다”며 “원금 회복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없을 익절(이익을 보고 파는 것) 기회일 수도 있다는 마음에 잔고에 빨간불이 들어온 걸 보고 바로 팔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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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 시각) 퍼스트솔라는 전거래일보다 0.26달러(0.22%) 상승한 118.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는 121.91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퍼스트솔라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76.4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낙폭을 키우던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반복하다,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퍼스트솔라 주가를 끌어올린 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에 대한 기대감이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등을 위해 2030년까지 3690억달러(한화 약 481조원) 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지난 7일과 12일에 각각 미 상, 하원을 통과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만을 남겨둔 상태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현재 여름휴가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업무에 복귀하는 이번 주 안에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오는 9월 6일에는 백악관에서 법안 관련 행사를 주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태양광이 유독 주목받은 이유는 세제 혜택 때문이다. 법안에는 태양광의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이 기존 2023년 말에서 2032년 말로 10년 연장하고 공제율을 30%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내에서 생산된 태양광 관련 제품에 대해서는 제품생산세액공제(MPC) 혜택도 주어진다.
월스트리트에서도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통과에 따른 대표적인 태양광 수혜주로 퍼스트솔라를 꼽았다. JP모건은 퍼스트솔라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83달러에서 126달러로 올려잡았다. 구겐하임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는 135달러로 제시했다.
퍼스트솔라 외에도 다른 태양광주도 나란히 상승폭을 키우는 상황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선런은 50.33% 상승했고, 인페이즈에너지는 45.88% 올랐다. 넥스트라에너지와 솔라엣지도 각각 17.4%, 15.5% 뛰었다. 같은 기간 태양광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인베스코솔라ETF는 24.5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태양광의 발전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설치 과정이 짧다는 데 주목했다. 태양광의 단가는 메가와트시(MWh)당 36달러로 풍력(38달러)보다 낮다. 설치 기간으로 봐도 태양광은 2년이 걸리는 반면 풍력은 3~4년이 소요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도 그동안은 지리적 이점과 규제 등으로 풍력에 집중해왔지만 점차 설치 기간이 짧고 비용 부담이 덜한 태양광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유럽 태양광 수요가 2021년 31기가와트(GW)에서 2022년 36GW, 2023년 42GW로 각각 16%,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통과에 따른 거시경제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산업은 주요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증권도 “전반적인 물가 안정에 대한 큰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후퇴하는 듯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투자자들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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