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를 기습 점거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 약 70명은 16일 오전 6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들어와 1층 로비와 옥상 등을 점거했다. 본사 직원들은 오전 9시께까지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한 채 건물 밖에서 대기했다.
현재 일부 노조원들은 옥상에서 방송으로 “시너를 들고 올라왔으니 경찰이 건물로 들어오면 일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 기동대 4개 부대 240여 명을 배치했고, 뒤이어 출동한 소방도 유사시를 대비해 건물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한 상황이다.
사측은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봉쇄와 불법점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 중인 것.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을 100% 보유한 계열사다.
지난 6월 화물연대와 수양물류 간 첫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으나 그사이 직원 132명이 해고 통보를 받았고, 하이트진로는 법원에 이천·청주공장 집회와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도 제출했다. 하이트진로는 조합원 일부를 상대로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에 화물연대는 지난달 22∼23일 두 공장에서 총 700명 정도가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고, 지난 2일부터는 강원 홍천에 있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가 진행된 하이트진로 3곳 공장에서는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출하가 아예 중단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영업손실과 생산차질 등 100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 (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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