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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인 수천명, 러시아군에 끌려가 구타·전기 고문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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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2일(현지 시각) 미콜라이우에서 러시아의 포격을 받아 파괴된 건물 옆을 지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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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민간인 수천명이 러시아군에 끌려가 구타와 전기 고문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러시아군에 붙잡혀 갔다가 최근 풀려난 민간인들을 인터뷰해 이 같이 보도했다.

자동차 정비공 바실리(37)는 “아내와 함께 하르키우 거리를 걷던 중 러시아군이 나를 붙잡아 안대를 씌우고 두 손을 묶은 뒤 버스에 밀어넣었다”면서 “지옥과 같은 6주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바실리는 여러 구금시설을 옮겨 다니며 구타를 당했고, 심문을 받으며 반복적으로 전기 고문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바실리는 약 6주 후에 석방됐고, 폴란드 등을 우회해 3개월 만에 집에 돌아왔다. 그는 “수치스럽고 화가 났지만 어쨌든 나는 살아 돌아왔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총에 맞기도 했다”고 했다.

전쟁 발발 이후 5개월 간 지하실·수용소 등으로 끌려가 실종된 우크라이나인이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NYT는 “수천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러시아군에 붙잡혀 끌려가는 경험을 했으나 실제 러시아 감옥으로 이송된 이들이 몇 명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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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지역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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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외곽 도시에 거주하는 올라(64)는 손자가 러시아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올라의 아들은 3월 말 러시아군에 끌려가 의식 불명 상태로 구타를 당하다가 3일 만에 석방됐으나, 손자는 아직까지 러시아의 구금시설에 억류돼 있다. 올라는 “경찰은 그가 기소될 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했다”면서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손자가 구금돼 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러시아군에 붙잡혀간 이들은 대부분 징집 가능한 연령대의 젊은 남성들이었다. 인권 단체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지방 공무원·언론인·지역 활동가 등의 영향력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구금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아기 기저귀와 이유식을 구하러 갔다가 러시아군에 붙들린 바딤(36)은 아직까지 풀려나지 못했다. 바딤의 여동생은 몇 달 동안 실종된 오빠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한 웹사이트에 올라온 러시아 교도소 사진에서 오빠를 발견했다. 바딤의 여동생은 “같이 억류된 사람들 중 일부는 국경수비대로 복무한 적이 있지만, 오빠는 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강제 실종·구금 사례 287건을 확인했으며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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