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서 시민들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4'를 살펴보고 있다. 2022.8.1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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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1% 미만. 스마트폰의 미래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 폴더블폰의 현실이다.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약 1000만대 수준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약 13억9000만대)과 비교하면 1% 비중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일반 막대형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주류다.
이유는 간명하다. 크고, 비싸고, 무겁기 때문이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해 잘 깨지는 점도 문제다. 화면을 접고 펴는 과정에서 오는 경험은 미래적이지만, 각자의 지갑은 현실에 있다. 스마트폰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여는 일보다 어려운 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일이다. 선뜻 200만원이 넘는 돈을 꺼내 들기엔 '스마트폰을 접어야 하는 이유'도 불명확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접었다 펴는 과정에서 태블릿에 가까운 확장된 화면 경험을 주는 것과 휴대성과 차별화된 감성을 제공하는 일이다. 전자는 '갤럭시Z 폴드' 시리즈, 후자는 '갤럭시Z 플립' 시리즈의 미션이다.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공언한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4·플립4'를 발표하며, 전작의 단점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경첩)를 새로 설계해 무게와 두께(폴드4)를 줄이고, 내부 공간을 확보해 배터리 용량(플립4)을 늘렸다.
폴더블폰의 진입장벽으로 꼽히던 내구성도 강화했다. 이 밖에도 프로세서, 카메라 등이 개선됐다. 겉보기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기존 폴더블 제품 실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적 완성도를 높인 셈이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변화의 폭을 한눈에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디자인은 바뀌지 않았고, 소수점 단위 두께 변화, 한 자릿수 무게 변화는 알아채기 쉽지 않다. 화면 주름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 또한 체감하기 어렵다. 엔지니어링 관점에선 혁신일지 몰라도, 소비자의 시선에선 '틀린그림 찾기' 수준에 그친다.
당장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이번 신제품에서 가격이 인하되지 않고 동결(폴드4)되거나 인상(플립4)된 점, 눈에 띄는 하드웨어 변화가 없다는 점,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영향 등을 꼽으며 이번 갤럭시 언팩 발표 이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소비자 지출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애플의 강세가 더욱 돋보일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연간 판매량 1000만대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또 2025년까지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 추정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최대 3000만대에 이르는 물량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전작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건 주로 애플이 보여 온 전략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제품 설계 비용을 줄여 높은 수익성을 가져갔다.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충성층이 그만큼 두꺼워야 한다.
폴더블폰은 이제 만들어가는 시장이다. 접어야 하는 이유를 채워나가는 데만 해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이폰과 같은 전략으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폴더블폰 대중화는 올까.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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