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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베를린 장벽 ‘형제의 키스’ 벽화 러 화가 브루벨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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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즈네프-호네커 입맞추는 모습

공산주의가 끼친 해악 신랄 풍자

동아일보

200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의 유명 벽화 ‘형제의 키스’ 복원 작업을 하고 있는 러시아 화가 드미트리 브루벨. 사진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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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에리히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이 입을 맞추는 모습을 통해 냉전 시대 두 공산권 지도자가 끼친 해악을 신랄하게 풍자한 ‘형제의 키스’ 벽화를 그린 러시아 화가 드미트리 브루벨(62)이 사망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시점과 이유는 알려지지 않으나 지난달 그의 아내가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하던 중 심장이 많이 약해졌다”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합병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냉전의 상징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 해인 1990년 브루벨을 포함한 세계 21개국 작가 118명은 남아있는 장벽에 여러 그림을 그렸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불리는 이곳은 현재 베를린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특히 브루벨의 작품은 관광객이 꼭 사진을 찍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브루벨은 1979년 동독 건국 30주년을 맞아 동독을 찾은 브레즈네프가 호네커와 화기애애한 환영 인사를 나누던 모습을 보고 이 그림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여, 이 치명적인 사랑을 이겨내고 살아남게 도와주소서’라는 부제는 공산주의와 그 지도자에 대한 그의 냉소와 야유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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