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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죽쑤던 美 클라우드 관련주의 급반등…"너무 성급해"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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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죽쑤던 클라우드 관련주들, 최근 석 달간 50% 랠리

기트랩·컨플루언트·아틀라시안 등 견조한 실적에 급상승

"공격적 투자자들 현실보다 앞서 가…경기침체 영향 우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연초부터 가파른 주가 하락을 경험했던 클라우드 관련주들이 최근 실적 전망이 개선되면서 본격적인 반등세를 타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들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과속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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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크랩스 컨플루언트 공동 창업주 겸 CEO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연초부터 하락했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엔 저점대비 50% 가까이 줄줄이 반등하고 있다. 실제 클라우드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식을 바스켓에 두루 담고 있는 `와이즈트리 클라우드 컴퓨팅 펀드`는 최근 3개월 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9% 정도 상승하는 와중에 그보다 3배 가까이 높은 26%나 뛰었다.

현재 클라우드 기업들을 둘러싼 거시경제적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 역사적 저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성장성에 높은 프리미엄을 매겼지만, 지금처럼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선 성장성보다는 당장의 배당이나 소비자들이 경기와 무관하게 필요로 하는 제품 등에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이다.

다만 상반기 중 이들 클라우드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판단이 생기고 있는데다 이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징후들이 나타나면서 주가 반등세가 연출되고 있다.

엘리엇 로빈슨 베쎄머벤처파트너스 파트너 겸 공동 창업주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주가가 일부 회복되고 있다”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들의 사업 펀더멘털이 완전히 추락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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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의 올 들어 지금까지 주가 추이




일례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소스코드를 관리하는 툴을 제공해주는 기트랩(GTLB) 주가는 작년 11월부터 올 4월까지 불과 5개월 간 75%나 추락했다가 6월부터 급반등 중이다. 최근 석 달 간 주가는 두 배나 뛰었다.

월가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었지만,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5%나 성장했고 이에 골드만삭스는 투자의견을 종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기트랩이 핵심 비용을 절감하면서 운영 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내구재나 복합 IT솔루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꾸준한 수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데이터 프로세싱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컨플루언트(CFLT)는 5월 중순 이후에만 지금까지 주가가 81% 급등했다. 최근엔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58% 늘어났고 올 연간 매출액도 최소 46%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제이 크렙스 컨플루언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기술은 고객들의 중요한 비즈니스 운영과 실시간 고객 경험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데 최적화돼 있다”면서 “이런 중요성을 감안하면 (경기가 둔화된다 해도) 고객들이 사업을 완전히 멈추지 않는 이상 우리 소프트웨어를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아틀라시안은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6%나 늘어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고, 최근 석 달 간 주가도 67%나 올라간 상태다. 아울러 이번주 후반엔 레스토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토스트(TOST)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올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종전보다 오히려 높여 잡았다. 그러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8%나 뛰었고, 5월 중순 이후에만 55% 올랐다.

다만 쇼피파이와 같이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분야의 소프트웨어 업체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과 주가를 기록하는 등 반등세가 균질적이지 않다. 특히 향후 경기 둔화에 따른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어려움을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이민 볼 앨티미터캐피탈 매니저는 “최근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소프트웨어 주식에 투자하면서 현실보다 앞서가고 있다”면서 “이제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도 시장은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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