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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떨어지는데 계속 오르는 '이 것'…추세적 상승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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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편집자주] 올해 초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원자재로 살아남기]유럽 전력난이 가져온 아연 가격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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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유럽의 전력난과 경기둔화 우려 완화로 산업금속으로 많이 쓰이는 아연 가격은 되려 상승하고 있다. 아연의 재고 부족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아연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추세적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아연 11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톤당 78달러(2.16%) 상승한 3686.5달러를 기록했다. 아연 가격은 1달 동안 약 22.23% 상승했다.

올해 초 톤당 3500달러 선을 유지하던 아연 가격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상승해오다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자 하락했다. 지난 4월19일 톤당 4498.5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15일 톤당 2915달러까지 내려왔다.

최근 아연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건 유럽의 전력난으로 인한 아연 공급망에 차질 우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의 광산기업인 글렌코어(Glencore)의 아연 제련소 1곳이 올해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아연 제련 시 진행되는 전해공정에 많은 양의 전력이 사용되는데 지난해 겨울부터 비싸진 전력비 부담으로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글렌코어의 2분기 아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보다 47.5% 감소했다. 글렌코어 뿐 아니라 다른 유럽 제련기업들도 전력난으로 아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차질로 빚어진 유럽의 전력난은 글로벌 아연 생산비중의 20%를 차지하는 유럽계 제련기업들의 아연 생산 감산을 가져왔다"며 "니르스타(Nyrstar), 볼리덴(Boliden) 등의 아연 감산까지 연장됨에 따라 유럽 아연 생산량은 월평균 20만5000톤에서 18만톤으로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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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되자 아연에 대한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아연은 주로 철강, 자동 산업 등에 많이 쓰이는데 경기가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해당 산업으로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연은 도금에 50%가 쓰이고 합금, 합동, 반제품, 화학 등에 쓰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고용지표가 좋았고 중국에서도 인프라 투자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아연에 대한 투자수요가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했다.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는 재고량도 줄고 있다. LME에 따르면 지난 11일 글로벌 아연 재고량은 7만4600톤으로 올해 초(1월3일) 19만9575톤보다 약 62.62% 줄었다. 지난해 2월 27~29만톤 규모의 재고가 있었던 것과도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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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연 가격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글로벌 인프라 건설, 자동차 수요 회복이 아직까지 나타났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특히 최대 금속 수요국인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정책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완전히 정상화되기엔 시차가 존재한다. 아울러 미국의 부동산, 자동차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수요 측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경기 확장기에 높은 성장을 보이는 산업금속은 당장 반등을 논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단기 공급 차질과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등의 장기 테마를 기대하기보다 경기 사이클과 연결해 아연 가격의 향방을 판단하는 게 좋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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