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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강남 외제차 침수에 최소 1274억 손해…보험사 ‘악’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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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1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량 집결 장소에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이 모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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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한 80년 만의 폭우에 차량 침수 피해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흘여 만에 집계된 손해액만 1200억원을 넘었다. 외제차 침수가 이어지며 피해액이 커진 영향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1일 낮 12시 기준 각 보험사에 집계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9189건, 추정 손해액은 1273억7000만원이다. 차량별로는 국산차가 6156대, 손해액 528억3000만원이고 수입차가 3033대, 손해액 74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피해 건수만 3399건, 추정 손해액이 551억8000만원이다.

지난 2020년 7~9월에도 장마와 태풍이 겹치며 차량 2만1194대가 침수돼 115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기간 폭우였는데도 추정 손해액이 2년 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폭우 강도가 셌고, 강남 지역에서 침수된 고가 차량이 많다 보니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말했다.

자동차 보험사가 내줘야 할 보험금이 1200억원을 넘어서며 손해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해율은 보험사로 들어온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통상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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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해 상반기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KB)의 손해율은 75.9~78% 수준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침수로 8월 손해율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적정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보험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 성격이 강한 만큼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보험료 인상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 금융당국의 판단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

그런데 올해는 금융당국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용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품목으로, 보험료가 오르면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어서다.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이 2000만대가 넘는 만큼 국민의 체감 폭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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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손보사가 그간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을 본 것도 보험료 인상을 막는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본 영업이익은 3981억원으로 2020년(-3799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81.5%로 떨어진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손해율 등을 근거로 보험사에 2%대의 보험료 인하를 요청했고, 손보사들은 지난 4월 자동차보험료를 1.2~1.4% 인하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해보다 더 하락했다.

게다가 보험사들이 예상하지 못한 초과 손해 발생에 대비해 초과손해액 재보험(XOL) 등에 가입하고 있는 만큼 실제 부담액은 피해액보다는 적을 전망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500억원이 넘는 손해액이 발생했지만, XOL 등을 고려했을 때는 145억 원 정도만 삼성화재가 부담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료) 추가 인하를 걱정했어야 하는 분위기였던 만큼 이번 침수로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침수피해로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만큼 추가 인하 여력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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