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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대만백서 발간…"통일 후 일국양제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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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국이 10일 발간한 대만 백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중국이 22년 만에 발간한 대만백서에서 대만 통일 후 홍콩식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일국양제는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말한다.

북경청년보 산하 위챗 계정인 정즈젠은 11일 국무원 대만판공실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전날 발간한 '대만 문제와 신시대 중국 통일사업 백서'를 분석해 그간 대만백서에 없었던 평화통일 방법과 통일 후 대만의 사회제도 등이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백서는 통일 과정에서 중국과 대만의 사회 제도가 다르다는 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일국양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포용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홍콩을 '홍콩특별행정구'라고 표기하듯 대만을 '대만특별행정구'로 지정해 홍콩식 자치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993년과 2000년 발표한 백서에서 언급된 '대만에 주둔할 군대와 행정인력을 파견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사라졌다.

또 고도의 자치권을 인정한다면서도 '국가주권, 안전, 발전이익 확보'라는 전제를 달았다. 홍콩국가보안법을 통해 반중인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중 인사가 통치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정한 홍콩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밖에 통일 후 대만에 외국 영사기구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도 처음 포함됐다.

평화통일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92공식'(九二共識)을 최초로 거론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인식이라는 의미다.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한 대로 한다는 취지다. 중국은 92공식을 놓고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하며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로 보는 반면, 대만은 정치적 주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부정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국가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지켜 대만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는 것을 멈추며 실제 행동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외국에 기대 독립을 도모하는 것은 출로가 없고 대만으로 중국을 제압하려는 것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어떤 세력이든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통일 대업을 방해하려는 헛된 생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를 부딪쳐 피가 흐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언론들도 대만백서가 통일을 실현하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백서는 대만이 중국 일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이 조국 통일을 추구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신시대 조국 통일을 추진하는 입장과 정책을 서술했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대만 측은 홍콩식 일국양제 적용 구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직 대만인만이 대만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며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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