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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中외교부 "사드 3불1한 선서" 표기했다가 "선시"로 수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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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으로 널리 알린다'는 의미…대변인 발언록서 표현 바꿔

韓당국자 "'관계발전 걸림돌 안돼' 한중 외교장관 공동인식 바탕"

연합뉴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수진 기자 = 중국 외교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관련해 한국이 '3불 1한'을 '선서'(宣誓)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널리 알린다'는 뜻의 '선시'(宣示)로 고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왕원빈 대변인의 전날 브리핑 질의응답록을 보면 한국이 3불 1한 정책을 공식적으로 '선시'했다는 표현이 있다.

중국 측은 애초 홈페이지에 한국 정부가 3불 1한의 정책 '선서'를 했다고 올렸다가 이를 이후 '선시'로 수정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서(宣誓)와 선시(宣示)는 중국어로는 발음과 성조가 똑같다.

선서는 대외적 공식 약속이라는 뉘앙스가 강한 반면, 선시는 사람들에게 입장을 널리 표명했다는 뜻에 가깝다.

중국 외교부는 영문 발언록에서는 해당 대목을 공식적 발표라는 뜻의 'officially announced'라고 표기했다.

사드 3불은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이 중국에 표명한 입장으로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1한은 이미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의 운용 제한을 의미한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이 '3불 1한'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속력을 부여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반면 한국 정부는 '3불 1한'이 약속이나 합의가 아니며 한국이 기존에 갖고 있던 입장을 일방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애초 '선서'라고 표기했다가 뒤늦게 뉘앙스가 완화된 '선시'로 바꾼 것은 이런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선시'가 과거 중국이 3불 문제에 대해 때로 사용하기도 했던 '약속' 등의 표현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시라는 중국어의 뜻은 대외적으로 널리 알린다는 것"이라며 "과거의 약속이나 합의라고 주장했던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9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공동인식을 했다"며 "그러한 공동인식을 바탕으로 중국 측도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선시' 표현과 관련해 "필요한 소통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언급했다.

다만 중국 측이 한국의 요청에 따라 해당 표현을 수정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고 "(수정) 시점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외교장관회담 이후에 관련 사안에 대해 다루는 과정에서 표현이 등장한 것으로 이해한다"고만 말했다.

중국 측이 처음에 의도한 표현이 '선서'였는지 '선시'였는지도 여전히 불분명한 대목이 있다.

'3불 1한'의 구속력을 두고 여전히 한중 간에 미묘한 견해차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외교적 공간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한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장관이 이번에 이룬 공동인식 취지에 양측이 모두 입각해서 앞으로도 관련 사안을 잘 다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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