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1일 열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진우 스님(사진)이 “사부대중과 함께 불교중흥의 새 역사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책 모임인 ‘불교광장’이 차기 총무원장 후보로 진우 스님을 합의추대하면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우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는 종무원의 겸직 금지 규정에 따라 지난 8일 3년간 맡았던 교육원장을 사임하고 9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진우 스님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출마의 변을 통해 “그동안의 경험과 배움,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불교의 당간지주를 세워온 수많은 스님들의 시대마다의 소명의식과 수범한 공덕의 토대 위에서 한국불교 중흥의 새역사를 쓰겠다는 신념으로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의 원력을 세웠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향후 종단 운영과 관련해 소통·포교·교구를 3대 기조로 내세웠다. 그는 “신심을 갖고 진심으로 대화하고 소통하겠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포교’라는 사명으로 도심 포교와 청년·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에 맞는 방안의 지혜를 바르게 모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구발전이 불교중흥이자 불교중흥이 교구발전”이라며 “종단의 주추와 같은 교구의 역할을 높이는 것은 한국불교 도약의 반석이자 지름길이다. 교구본사 중심의 효율적인 종무행정을 제안하고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최근 폭우로 인한 재난상황을 염두에 둔 듯, “문명의 인과로 인해 어느 해보다 무더운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다”며 “갑작스런 폭우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안타까운 현실도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탐진치 안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인류에게 자연이 보내는 무서운 경책이기도 하다. 남을 위한 길이 나를 위함이라는 대승적 자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스스로 묻고 답을 찾고자 한다”며 “후대에 보여줄 불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지난 공덕 위에서 해답을 찾아보겠다. 수승한 가르침과 원로대덕의 덕화를 바탕으로 사부대중의 지혜와 공감이 세상과 함께하는 원력으로 나아가고, 중흥의 길을 환하게 열어갈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9일 기호 1번으로 후보 접수를 마친 진우 스님은 백운 스님을 은사로 1978년 사미계를 받았다. 고불총림선원과 용흥사 몽성선원에서 안거 수행했다. 신흥사·용흥사·백양사 주지를 지냈으며, 총무원장 권한대행·총무부장·기획실장·사서실장·호법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불교신문 사장을 맡았고, 2019년 교육원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불교광장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종단의 원로 중진과 교구본사 주지스님, 종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한 검증을 통해 제37대 총무원장 후보로 등록한 전 교육원장 진우스님을 강력히 지지하기로 의견을 하나로 모았다”고 밝혔다. 불교광장은 대한불교조계종 종회 내 화엄회와 무량회 등 주요 계파로 구성된 최대 규모 조직이며 총무원장 선거인단 321명 중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불교광장의 추대를 받은 진우스님은 다른 후보가 입후보하지 않을 경우 무투표 당선된다.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하는 총무원장 선거는 24개 교구본사에서 10명씩 선출한 총 240명 위원에다 중앙종회의원 81명까지 선거인단 321명이 투표권을 갖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복수 후보자가 나올 경우 선거인단 321명의 과반수 유효표를 얻으면 당선이 확정된다. 취임일은 9월 28일이다.
이번 선거에는 후보자가 1인일 경우 투표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무투표 당선 규정’이 처음 적용된다.
이 규정은 총무원장 선거 때마다 후보 비방과 의혹 제기 등이 난무하며 종단이 사분오열하자 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2019년 종단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불교광장이 합의 추대한 진우 스님이 단독 입후보할 경우 1994년 종단 개혁 후 첫 단일 후보 당선사례가 된다.
조계종 종정이 정신적 지도자 위상을 지닌 것에 비해 총무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종단의 행정 수반이다. 임기는 4년으로 중임이 가능하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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