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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 사드 운용 제한 선서했다”…‘3불’ 이어 ‘1한’까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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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회담 다음날 대변인 발언

“자주 노선 견지해야” 5가지 요구도

미국 편향 외교 말라는 노골적 압박

박진 장관 “사드 3불 약속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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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일 중국 칭다오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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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외교장관 간 대화가 이뤄진 다음날,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기존 중국의 입장인 ‘3불’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3불 1한’이라는 사실상 새 주장을 들고나왔다. 또 한·중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이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가지 요구사항까지 꺼내 들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중이 새롭게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이뤄진 첫 외교장관 회담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셈이다. 사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양국 관계가 한층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와 관련해 중국 쪽이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밝힌 ‘(중국의)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묻자,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은 명백히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며, 중국은 한국에 여러차례 우려를 표명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3불(不) 1한(限)의 정치적 선서를 정식으로 했다”며 “중국은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중시해 한국에 양해를 했고 중·한 양쪽은 단계적으로 원만하게 사드 문제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과거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정치적으로 ‘3불 1한’ 약속을 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기존에 ‘사드 3불’ 합의를 지키라고 요구하면서도, ‘1한’을 공식적으로 들고나오진 않았다. ‘사드 3불’이란 주한미군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을 ‘봉인’하려고 문재인 정부가 2017년 10월 말 공개 천명한 3개항(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불참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지 않는다)을 가리키는 용어다. ‘1한’은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의미다. 그 때문인지 문재인 전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 등의 이유를 들어 사드의 전면 가동을 피해왔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이것이 중국과 한국 간의 ‘약속’이라고 주장해왔다.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간 냉기류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박 장관은 이날 칭다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사드 3불’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중국 쪽에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회담 내용을 잘 아는 외교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양국 외교장관 모두 깊이 있게 각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명확하게 개진했다”며 “그럼에도 양쪽이 이 문제가 향후 한-중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점에 명확하게 공감했다. 이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양쪽이 사드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지만, 관계 악화의 결정적인 변수가 되진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 외교부도 회담 직후 누리집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쌍방은 사드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각자의 입장을 설명했으며, 피차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원만한 처리에 노력하며,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인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왕 대변인의 이날 발언을 통해 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선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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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별도로 누리집을 통해 △마땅히 독립자주 노선을 견지해 외부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 △마땅히 근린 우호를 견지해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 한다 △마땅히 개방과 협력을 견지해 공급망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 등 다섯가지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의 보수 정권이 미국 편향 외교를 펼치며 중국의 이해와 상충하는 움직임을 갖지 못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한 나라가 타국에 이런 노골적인 요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고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드 3불과 관련한 논란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 배치 이후 중국의 ‘한한령’ 보복 등으로 한-중 관계는 급속한 냉각기를 맞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그해 10월31일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협의가 이뤄졌다. 그 결과가 ‘사드 3불’이다. 이후 중국은 양국이 3불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 입장 표명일 뿐 약속이나 합의는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를 뒤흔드는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인 지난 1월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뒤부터다. 중국 정부는 “새 관리가 옛 장부를 외면할 수 없다”(7월27일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면서 ‘사드 3불’ 승계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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