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모르는 사람이랑 술잔 같이 썼어요"…요즘 애들 간 크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직장인 김 모씨(27)는 최근 부산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2년 만에 해수욕장을 찾아 일광욕과 수상레저를 마음껏 즐겼다. 그러나 즐거움은 여기까지였다. 김씨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몸살 기운을 느꼈고, 결국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실외에 있던 대부분의 시간에는 별다른 경각심 없이 마스크를 벗고 다녔다"면서 "해수욕장에서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벗고 즐겼는데 휴가발(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크게 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5만명을 넘는 등 재확산 기로에 섰지만 휴양지는 사실상 '방역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 휴양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하는 실외에서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집단감염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5만1792명을 기록하며 119일 만에15만명을 넘어섰다. 휴가철을 맞이해 이동량이 늘어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휴대전화 자료를 토대로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1~7일 전국 이동량은 2억6858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2.0%(534만건) 증가한 수치다.

특히 휴가철 이동량이 많은 20·30대 확진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0대 확진자는 43만9583명, 30대는 37만7035명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확진자 248만6840명의 18%와 15%를 차지하는 숫자다. 전체 연령대에서 20대 확진자 비율이 가장 높다.

젊은 층이 모이는 번화가도 확산세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클럽과 같은 유흥시설은 실내인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많은 인파가 몰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직장인 윤 모씨(27)는 "클럽마다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많은데 마스크를 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술병에 입을 대고 여러 명이 돌려 마시고, 식기류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감염 위험이 커 보였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 이태원동을 방문한 직장인 김 모씨(29)는 "길거리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기는커녕, 흡연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며 "마치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인 것처럼 신경 쓰지 않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방역지침 강화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휴양지나 유흥가는 노년층처럼 고위험군이 방문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재개는 불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서 15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속출하자 방역당국은 기존에 예측했던 정점 시기 확진자 수를 1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며 "8월 중 20만명 정도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나은 기자 / 김정석 기자 /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