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안 전 대사는 6·25 전쟁 직후인 1954~1960년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하며 한국어학과 학사를 취득했다. 1960년대부터 주북한 루마니아 대사관에서 참사관을 3차례 연임했다. 1978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북한 주석을 만났을 땐 통역을 맡았다. 한·루마니아 수교를 성사시키며 1990~1994년 초대 주한 루마니아 대사를 지냈다.
우리안 전 대사는 고령으로 귀가 다소 어두웠지만 30분 접견 내내 북측 억양이 섞인 우리말을 능숙히 구사했다. 김 의장은 우리안 전 대사에게 “한·루마니아 외교의 산증인”이라고 했다.
우리안 전 대사는 “남북에서 쌓은 좋은 기억들이 많다”며 차우셰스쿠 평양 방문, 한·루마니아 수교 장면 등 남북에서 지내던 시절을 담은 10여장의 사진을 꺼내보이기도 했다.
우리안 전 대사는 김 의장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남북 분단에 대해 “같은 민족이 둘로 갈라져 사는 것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한쪽에는 부모가, 다른 한쪽에는 아이들이 (이산가족으로) 갈라져 있는 것은 큰 참사”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많은 (이산가족) 분들이 한반도 통일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지금 생존하고 계신 분들도 통일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실 것”이라며 “상당히 가슴이 아픈 일”이라고 했다. 그는 “때가 되면 통일되는 것은 틀림없다. 같은 민족이고 같은 말과 같은 역사를 가진 사람들이 분단된 상태로 살 수는 없다”며 “독일이 통일됐고 베트남이 통일됐다. 한반도에서도 그때가 빨리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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